사나운 워크숍을 마치고, 독립출판 워크숍을 들으면서 느낀 것들이 말로 정리되지 않았는데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을 읽으며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상조뉴스 인터뷰 후 내 마음에 가시같이 걸려있던 '수동적인 사람'
나는 왜 늘 스스로를 수동적인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건지 순간 의문이 들었고 그게 지금 여기까지 왔다. 10년정도 묵혀두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내버려두었던 안전가옥 속 내면아이를 어떻게든 꺼내보려고, 그 아이를 성장시켜 현재의 나를 탈피해보려고 애썼던 시간들.
그러나 그 아이가 스스로 나오고 싶은 것인지 물어봐야 했다. 간절하지 않으니 나는 나올 수 없었고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다 읽고 나니 표지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 이야기를 방탈출로 풀어낸 것도 독특하다고 느껴졌다. 안나도 기준도 근배도 우식도 결국 모두 내 안에 있는 모습들.
지금도 나는 어떻게든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겠다고 버둥거리는데 그것들은 아직 간절하지 않은 것일까? 문을 열 수 있는 손잡이가 어떻게 해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안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때가 되면, 밖에 있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아이는 너무나 간단히 손잡이를 잡아 비틀어 문을 열고 나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나는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너무나 간단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