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르 이얄 지음, 조자현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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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 책 소개
이 책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습관처럼 사용하는 제품의 비밀을 파헤친다.
저자는 행동경제학, 소비자심리학, UX 디자인 등 다양한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특정 제품이 어떻게 사용자의 반복적 행동을 유도하고 일상의 일부가 되는지 설명한다.
특히 ‘훅 모델’이라는 4단계를 통해, 특정한 제품이 소비자를 사로잡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 주요 내용
책의 핵심은 앞서 말했듯 ‘훅 모델’이며, 트리거(계기), 행동, 가변적 보상, 투자라는 네 단계로 구성된다.
트리거는 사용자의 행동을 촉발하는 신호로, 외부(알림, 광고 등)와 내부(감정, 욕구 등) 신호로 나뉜다. 행동은 사용자가 기대를 품고 실제로 취하는 것이다. 가변적 보상은 예측 불가능한 보상으로, 사용자의 기대와 흥미를 유지한다. 투자는 소비자가 제품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게 하여, 지속된 사용을 유도한다.
이러한 네 단계의 반복이, 제품에 대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 추천 독자
신제품 기획자, UX/UI 디자이너, 마케터, 스타트업 창업자 등 분야 관련 전문가.
특정 서비스나 앱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가 궁금한 사람.
습관 형성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

* 주관 감상
책의 저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어떻게 사용자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지, 심리적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해부한다.

특히 ‘트리거-행동-보상-투자’의 4단계의 훅 모델은 직관적이면서도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단계로서, 관련실무자에게는 매우 실용적인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가변적 보상’과 ‘투자’ 단계의 중요성이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보상이 항상 예측 가능하지 않기에 소비자는 계속해서 제품을 찾게 되고, 자신이 쏟은 시간과 노력이 쌓일수록 제품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능적 편의성 이상의, 심리적 몰입과 습관화의 힘을 보여준다. (마치 근래 인형 뽑기에 몰두하는 스스로가 떠올랐달까….)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모델이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모델에 지나친 중독성을 설계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큰 해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해당 제품 설계자는 윤리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다크 패턴’이나 ‘과도한 몰입’을 유도하는 사례를 소개하여, 발전하는 기술의 힘이 미래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게 한다.
이 책은 2014년 정도에 원서가 나왔는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또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인간 행동의 본질과 기술의 윤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동시에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 독자라면 자신이 왜 특정 제품에 끌리는지 알 수 있고, 실무자라면 바로 적용 가능한 실용성 높은 도구 모델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제품에 훅 모델이 항상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각 서비스의 맥락과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이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결론.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이 인간의 삶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가에 대한 고민임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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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도 다른 회사에 갈 수 있어 - 채용 담당자가 각 잡고 쓴 초보 이직러를 위한 이직 참고서 리얼커리어 시리즈
잇쭌 지음 / 리얼러닝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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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이직의 모든 것,
친절히 떠먹여드립니다

‘어떤 책일까?’
이직을 꿈꾸는 초보 이직러에게, 성공적인 이직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

‘무엇을 알려줄까?’
취업과 이직의 차이, 이직 프로세스, 이직의 원칙, 이직을 위해 나를 매력적으로 상품화하는 방법, 눈에 띄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
더불어 이직에 성공한 이후에도, 어떤 식으로 새롭게 이직한 회사에서 새출발을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 준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까?’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이직 시 필요한 마인드 세팅과 준비 방법이 궁금한 사람, 회사에서 만족스러운 면접과 연봉 협상 결과를 꿈꾸는 사람.

아직 취업도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필요하리라 생각해 읽어보게 된 책. ‘야, 너도 다른 회사에 갈 수 있어’.

예전에는 한 회사에 말뚝을 박는 것이 일종의 룰처럼 여겨졌으나, 요즘에는 입사 순간부터 이직을 생각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다.

나를 중요시하는 가치관과 문화가 확립되면서, 내가 몸담아 일하는 조직에서 개인의 성장, 의미, 재미 등을 찾지 못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이직을 감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직의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궁금증도 늘어나는 법! 신입으로 회사에 취업했다면, 경력자로 회사에 다시 취업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A-Z로 담은 책이 여기 있다.

이직은 경력자의 입장에서 준비해야 한다. 첫 취업을 준비하던 신입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매력적으로 상품화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경력자에게는 신입과는 달리 확실한 ‘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이 점을 돋보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다방면에서의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러한 분석을 통해, 독자가 기업에서 원하는 요소를 충족하여 성공적인 이직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다양한 방법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은, 현직 대기업 채용 담당자이자, 이직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 크몽 1위 이직 및 취업 컨설턴트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저자의 약력이 무색하지 않게, 이직에 대한 그의 풍성한 노하우가 한가득 녹아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는 인적 자원을 관리하는 HR 전반 경험이 있고, 200번 이상의 무수한 이직 제안을 받은 프로 이직러이다.
그래서 이직을 원하는 입장에서 무엇이 궁금하고 필요한지, 필요한 걸 알았다면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책 내용 구성도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가 빠르게 이직에 대한 궁금증과, 필요한 정보를 충족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정리되어 있음이 느껴져 읽기 편했다.

부록도 마음에 들었다. 부록에서 내가 왜 이직하려고 하는지 명확한 원칙을 세울 수 있도록 관련 문항을 50가지 적어볼 수 있고, 먼저 이직 경험이 있는 선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직 전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입사 지원 시 활용할 수 있는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표준양식도 살펴볼 수 있고,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연봉 협상 자료와 이메일 작성법을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좋다.

그야말로 어디에서도 물어볼 곳이 없었던, 이직에 관한 알짜배기 정보를 체계적인 설명으로 정리한 이직 지침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막막했던 이직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자신감을 갖고 도약하는 계기를 얻게 되리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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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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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고 싶은
독립 서점의 비밀

‘어떤 책일까?’
일본의 개성 넘치는 로컬 서점 40곳을 벤치마킹하여, 독립 서점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정리한 책.

‘무엇을 알려줄까?’
소규모 서점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인테리어, 운영 방식, 관련 지식, 업계 용어 등을 알 수 있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까?’
독립 서점을 열고 싶거나, 이미 운영하고 있는 사람. 고객의 마음을 끄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매장 운영 방식과 인테리어 기법이 궁금한 사람.

‘개인적 감상’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이 간편해진 세상에서, 소비자가 굳이 오프라인 서점에 갈 필요성은 이전보다 많이 줄어 들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특정 오프라인 서점이, 고객이 그 공간에 매력을 느끼고 찾는 곳이 되도록 만들기 위하여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온라인으로도 책을 구매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오프라인 서점은 단순히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넘어 ‘도서 구매 이상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만 했다.
책을 매개로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개인의 취향에 맞는 지적 즐거움을 얻거나, 일상에서는 쉬이 접할 수 없었던 문화를 깊이 향유하는 시간을 갖는 등으로 말이다.

이제 책은 어디에서나 살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책은, 오프라인 책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놓고 봤을 때는, 딱히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살 이유가 크게 없다.
따라서, 서점인이라면 생각해야 한다. ‘고객이 책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 서점을 찾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그러한 지속성은 어디에서 나올까? 이 책은 일본의 지역 서점 40곳의 공간 구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서점은 단순히 빈 공간을 책으로 쌓아낸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계산대의 위치, 여유 면적 사용법, 보기 쉬운 책장 설계법 등등 ‘서점을 차리기 위해 이러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싶은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이렇게 깊게 파고드는 책은 처음 읽어봐서 무척 새로운 느낌이었다. 특별한 점은, 서점의 디자인이 한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전체 공간을 담은 평면도를 이미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당 평면도를 통해, 서점에 방문한 고객이 어떤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부분 요소를 고려한 미시적 시각을 넘어, 전체 요소를 고려한 거시적 시각으로 서점 인테리어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얻을 수 있다. 거기다 서점 인테리어 조언에 관한 풍부한 이미지 자료와, 부분적으로 귀여운 컷 만화도 인상 깊다.

결론! 이 책 한 권이면, 소규모 독립 서점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막막한 마음에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서점을 운영하려는 목적이 없어도, 서점이나 인테리어 기법 등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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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엄마에게
한시영 지음 / 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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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죽이고 싶었고
그만큼 사랑하고 싶었다

‘어떤 책일까?’
27년 동안 알코올중독에 빠진 엄마와 살았던, 저자의 지난한 시간의 기록. 또한, 그러한 저자가 훗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얻은 ‘엄마의 시선’으로, 저자의 엄마를 되짚어 들여다보게 된 기록.

‘무엇을 알려줄까?’
엄마라는 존재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모순된 감정, 죄책감, 그리고 화해의 가능성 등 이분법적일 수 없는 복잡한 가족 사이 애증 관계와 서사를 보여준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까?’
엄마라는 존재가 행복보다는 상처로 다가오는 사람, 엄마라는 존재에 애증을 느끼는 사람.

‘개인적 감상’

‘어쩌면 엄마를 죽이고 싶다는 감정은,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은 절실함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었을까.’

한 사람에게 무작위로 주어지는 것들은 잔인하다. 개중에서 부모라는 존재, 특히 ‘엄마’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의 온전한 자아가 확립되기 전까지 그 아이의 온 세상으로써 자리한다.

그렇듯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엄마라는 존재가, 날마다 술 때문에 제대로 몸도 정신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떨까.
타인에게도 폭력적이고, 자기 자신에게는 더더욱 폭력적인 파괴적 행위를 일삼는 모습. 그러한 모습을 보며, 아이는 엄마를 통해 어떤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하게 될까.

물리적인 폭력만이 폭력인 것은 아니다. 부모가 그런 식으로 알코올중독에 빠진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는 것과는 또 다른 행태의 충격과 상처를 주는 일이다.
아이는 그러한 부모를 목격하며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엄마는 나를 미워해서, 사랑하지 않아서 술을 마시는 거야’, ‘내가 사랑스럽지 않아서, 엄마가 나를 원치 않았는데 내가 태어나서 술을 마시는 거야’라고.

결국은 ‘나로서는 엄마의 결핍을 채울 수 없으니, 엄마가 술을 마시는 거겠지’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내가 가장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끝내는 나를 지독히도 외롭게 만든다는 그 사실을 깨닫게 될 때. 결국 엄마라는 존재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러워지고 만다.

그러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저자는 뜻밖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가 그가 낳은 아이를 예뻐하던 모습에서, 저자의 엄마가 그를 예뻐하던 과거의 모습이 일순간 비춰 보였던 것이다.
그 일순간을 기점으로 저자는, 술 냄새에 가려 묵혀진 지난 27년의 세월을 다시금 되짚어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리고 엄마를 향한 마음이 어떻게 그런 사람이 엄마일까, 하는 마음에서 어떻게 그런 사람이 엄마를 해냈을까 하는 마음으로 변모하게 된다.
매번 술을 이기지 못해 남들에게 타박 받는 미운 엄마였지만, 그 순간의 사이사이마다 잠깐씩 스쳐간 저자를 향한 사랑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비록, 그 사랑이 세상이 보기에는 형편 없는 공백으로 가득한 돌봄의 형태일지라도… 그 나름대로의 사랑은 분명하게 존재했음을 알게 된다.

아마 많은 독자가 엄마를 향한, 해묵은 원망을 담은 마음에 공감을 얻고자 하는 기대감에 이 책을 펼쳤으리라. 하지만 원망이 있었듯 그 사이 사랑도 있었다는 저자와는 다르게, 끝까지 엄마라는 존재에게서 일말의 사랑도 느낄 수 없었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혹은, 그 사랑을 느끼기도 전에 일찍이 엄마라는 존재와 관계가 단절 되었거나.

그러한 이들에 포함된 나에게는, 어릴 적부터 나의 엄마 대신의 존재가 되었던 아빠가 떠오른 책이었다. 아빠는 엄마의 역할도 해야 했고, 아빠의 역할도 해야 했다. 남자 홀로 여자 아이를 키우기엔 너무도 벅찼던 세상. 부모, 특히 엄마의 부재를 당시의 세상이 성숙히 받아 들이기에 아직 많이 부족했고, 때문에 서로가 느끼는 힘겨움을 감추기엔 아빠도 나도 참 어렸다. 아빠는 홀로 나를 키워내야 하는 상황이, 나는 한쪽 부모 없이 자라야만 했던 상황이 각자에게 참 버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서로에게 미움이 어린 순간이 많았어도, 결국은 사랑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남들이 어떻게 그런 부모를 사랑할 수 있겠어, 라고 묻는대도 그런 부모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순간과 시간을 우리는 건너 왔음을. 어쩌면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은 관계는 부모 자식 간에도 해당되는 말이지 않을까, 책을 덮은 후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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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하는 마음 일하는 마음 1
은유 지음 / 제철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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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일까?’
편집자, 저자, 번역자, 디자이너, 제작자, 마케터, 온라인 서점 MD, 서점인, 1인 출판사 대표를 인터뷰 한 책.
출판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어떤 마음과 애정으로 책을 만들거나 매만지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무엇을 알려줄까?’
알고 보면 부단한 협동의 결과물인, 책을 만드는 다양한 이들의 보이지 않던 노고와 일화를 엿볼 수 있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까?’
책을 짓고, 펴내고, 알리는 다양한 이들의 삶이 궁금한 사람.

‘출판하는 마음’은 대학 졸업 전, 학교 앞 헌책방에서 구매한 책이다. 출판에 관한 책은 흔치 않으니, 출판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그 책에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책을 산지는 오래 지났지만, 표지만 이리저리 매만지다 이제야 완독하게 됐다. 한창 진로를 고민하던 졸업반 시기에, 출판계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으로 구매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개인적으로 쉽게 펼쳐 들 수는 없는 책이었다.

본인의 게으름 탓이 가장 컸겠지만, 전공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다시 가야 한다는 낯섦에서 비롯한 막연한 불안 때문이었다고도 느낀다. 그런 마음이 붙잡은 책을 펼쳐 드는 걸 매번 망설이게 했던 게 아니었을까.

어찌어찌 지금은 출판계 취업을 위한 교육 기관을 다니며 열심히 경험을 쌓고 있으니, 진로에 대한 고민은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그래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시금 책을 펼쳤다.

생각해 보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져 판권이 찍히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땀과 손길이 그 책을 거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출판계에서 일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그 과정이 한 번은 궁금할 법도 한데 마냥 ‘난 책이 좋아’라는 마음만으로 여기까지 오다니 그런 자신의 단순함이 살짝 부끄럽다.
그래도 다른 면에서 본다면, 그 단순함이 큰 고민 없이 이 길로 오게 만든 덕분이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아무튼…. 출판계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을 큰 틀로 잡은, 정보서와 르포의 중간 성격을 띠는 이 책은 저자가 보고 느낀 출판계에 몸담은 이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직접 건네는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궁금했지만 마땅한 정보도, 물어볼 곳도 흔치 않았던 분야의 이야기. 불황이니, 전망이 좋지 않다느니 단편적인 이야기는 차치하고, 그럼에도 그들이 출판계에 지속적으로 머물 수 있는 애정의 순간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책이라는 대상을 중점으로 다룬 이야기보다는, 정작 그 책을 ‘만들고, 알리며 많은 독자의 손에 가닿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앞선 니즈를 적절히 충족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책에 대한 엄숙함을 버리고, 상품으로서 책이 잘 팔리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담은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독자로서 어떤 책을 읽고 좋은 책이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어도, 그 책이 많은 사람이 찾고 그만큼 팔린 책이라고 한다면 마냥 나쁜 책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 어떻게 보면 책도 하나의 상품이라는 것을 상기하게 한다. 일단 잘 팔리면 어떤 의미에서든 그 책은 제 역할은 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책들이 있어야, 글을 읽지 않는 시대에 그나마 사람들이 관심이든 유행에서든 책이라는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항상 책이 꼭 엄숙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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