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 히포크라테스의 후예에게 고함
곽경훈 지음 / 포르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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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늙는다. 우리는 모두 다치거나 병들 수 있다. 거기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P.20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
응급실 의사로 일하는 저자가 단 5분 내의 시간도 예측할 수 없는 응급실에서 매일 마주하는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인간의 얼굴을 통해 보고 느낀 여러가지 생각을 적은 책이다.

저자는 의사, 개중에서도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동료들에게는 의사의 직업 윤리가 무엇인지, 시민에게는 사회 구성원의 입장에서 지켜야 하는 윤리가 무엇인지를 묻고 싶었음을 전한다.

오늘날, 현대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에 따라, 의학에 관한 윤리 또한 마찬가지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마냥 그렇다고 확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병에 따른 인간의 생산성 문제, 장애인 단체의 권리 회복 시위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 전염병과 얽힌 음모론과 가짜뉴스, 약물 요법을 바라보는 인식 등등의 문제를 떠올릴 때면 그러하다.

저자는 이러한 예시를 통해 현대 사회를 둘러싼 의료 문제의 어두운 면면을 냉철하게 짚어내며, 해당 문제를 딛고 우리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묵직히 던진다.

이러한 의료 문제에서 드러나는 차별과 편견, 제도의 한계,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라는 본질적 질문을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저자는 의료인이자 동시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상기하게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응급실에서 느꼈던 무력감과 분노를 담담한 문체로 담아냈다. 그러나 동시에 환자를 향한 따뜻한 연민과 다정함을 드러내며, 우리가 의료 윤리에서 불만과 혐오를 지워내 이해와 관용을 품은 삶으로 나아가는 가능성을 꿈꾼다.

의료라는 제도를 매개로, 우리가 잊고 사는 인간 존엄의 본질을 되묻는 책이다. 어쩌면 우리가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생이 유한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생이 ‘존중받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임이 아닐까.

이 책은 의료 전반에 관한 문제를 의사이자 한 개인으로서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실제로 의료 문제가 생기는 현장에서, 직접 의사로서 발로 뛰어 보고 듣고 느끼며 일하는 이의 생생한 경험담과 견해를 알고 싶다면 본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평소라면 접해볼 일이 없을 응급실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오히려 우리 삶과 깊이 연관된 진솔한 면과 사색해야 할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가 끝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투는 응급실에서 마주한 진실은, 우리는 결국 상식과 윤리를 잃지 않고 타인과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의료 대란 사태를 둘러싸고, 우리는 마지막까지 무엇을 지키며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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