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당신이 아닙니다 - 나르시시스트에게서 나를 지키는 심리 수업
백선영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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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중에는 유독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는 겉보기엔 친절하고 매력적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심리 조작과 자기중심적 태도를 통해 우리를 지치게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나르시시스트’라고 부른다.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에서는 상대(나르시시스트)가 아닌 스스로를 탓하게 만들고, 상처와 혼란을 남긴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걸까?”라는 질문을 반복했던 경험, 혹은 관계 속에서 미심쩍은 기분을 억누르며 힘들었던 순간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과 조우하며 관계를 맺게 되는 우리에게는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나르시시스트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단순히 상대를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동시에, 상처받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회복하는 길이 되어준다.

그러한 시작점에서 출발한 ‘문제는 당신이 아닙니다’는 바로 나르시시스트와의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심리 교양서인 동시에, 자기 치유 안내서이다.

책의 저자는 전문적인 심리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시를 통한 인물과 사례 등을 통해 나르시시스트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연인,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다양한 관계에서 나르시시스트가 어떻게 정체를 드러내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순히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이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에서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고 더 좋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격려를 준다는 점이 뜻깊다.

이 책이 시중에 다른 나르시시스트를 다루는 책과 달리 특별하고 마음에 들었던 점이 있다면, 다음과 같다. 본 책은 단순히 나르시시스트는 피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과거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나를 이해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제안한다’라는 점에서 더 인상 깊었다.

책의 목차는 다섯으로 구성된다. 1장은 나르시시스트의 기본적 특성, 그들이 사용하는 심리 조작 방식이 일상에서 어떻게 스며드는지 보여준다. 2장은 여러 인간관계에서 마주할 수 있는 나르시시스트의 유형과, 그들이 유형 별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3장은 나르시시스트에게 벗어나 관계를 정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4장은 나르시시스트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에 집중한다. 마지막 5장은 앞으로의 인간관계에서 나를 지키고 건강한 관계 형성을 위한 태도와 실천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특별한 또 다른 부분은, 나르시시스트에게 상처받은 독자를 위한 ‘나와의 관계 회복 노트’를 각 장의 글이 끝날 때마다 제공한다는 점이다. 해당 부록은 과거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자책과 혼란의 시간을 겪었던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복 노트에는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 그간 정서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무엇을 느꼈으며, 상처받은 마음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 좋을지 상기하게 하는 여러 문답이 적혀있다.

해당 부록은 독자가 겪은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 경험을 여러 문답과 연결하여 반추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과거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자책과 혼란이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한다.

본인 또한 문답을 따라가며 과거 관계에서 자신을 탓하던 순간들을 떠올렸으며, 그때의 불안과 혼란이 스스로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따로 문답을 작성하며, 그간 해묵었던 마음을 다독이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경험을 했다.

이 책은 단순한 심리 교양서를 넘어, 과거의 관계에서 상처받은 자신과 마주하고 회복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실질적인 지침이 된다.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은 이들이 읽어보길 바란다. 인간 관계에 유의미한 도서 제공에 감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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