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ㅣ 교양 100그램 5
하지현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어떤 책일까?’
불안할 마땅한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도, 마냥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그럼에도 불안해도 괜찮아요’라고 말해주는 책.

‘무엇을 알려줄까?’
불안을 생길 때마다 제거해야 하는 불순물로 보는 것보다는, 잘 조절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조언을 건넨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까?’
매일 불안을 느끼는 사람, 불안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 불안에 잡아먹히지 않고 조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

우리 몸에 나쁘게 느껴지는 건 대개 없애야만 마음이 편해진다. 개중 불안이 대표주자이지 않을까. 모두가 생각한다. 언제쯤 내 마음의 불안이 사라질지, 또 이유 없이 불안한 이유가 뭔지.

불안을 잠재우고 싶은 마음에, 전문가와 상담하고 약을 처방해 먹는다고 해도 안타깝게도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의 저자인 하지현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의 DNA와 진화 과정과 얽혀있기 때문인데,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뇌는 아직까지도 원시 시대에 머물러 있기에 시도 때도 없이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불안을 마냥 지우려는 것보다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수밖에….

감사하게도 인간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로서, 본능에만 휩쓸리지 않는 이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불안에 마냥 지레 겁먹고, 도망치는 것이 아닌 ‘불안을 어떻게 다스리고 내 삶에서 조화롭게 흘러가게 만들 수 있는지를’ 생각할 힘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그러한 힘을 배로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하지현 선생님의 여러 조언과 격려가 담겨 있다.

내용이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엄청 가볍지도 않아서 좋다.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불안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마음가짐이 적절히 포함되어 있다.
100쪽 내외의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오히려 그 짧고 얇은 이미지에서 다가오는 홀가분한 느낌이 불안을 덜어주는 느낌이다. 이 책이 반대로 엄청 두꺼웠다면 아마 읽기 힘들었을 것 같다. 불안을 주제로 다룬 책인데, 오히려 두툼했으면 숨이 막혔을지도 모르겠다. ‘이걸 언제 다 읽지, 내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내용을 알아야만 하는 걸까?’ 하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내가 불안한 게 당연한 사실이라는 것을, 더불어 불안한 마음이 들어도 괜찮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불안이 오히려 가라앉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더불어 이 책은 때가 되면 배가 고파지고, 잠이 오는 것처럼 우리 마음에 불안이 찾아오며 때로는 이러한 불안이 요동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그리고 이를 내 삶에서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조화롭게 녹아들게 만드는 것이 불안을 다스리는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우리는 불안해서 불안하고, 아무 불안이 없어도 불안할 정도로 불안과 함께하는 삶을 지내고 있다.
이것저것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어쩌면 불안은 우리가 영원히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좌절보다는 수용하는 마음을 갖는 게 좋다. 우리가 이처럼 연약하게 느껴지는 존재일지라도, 생각보다 튼튼하고 잘 망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어보고 깨닫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