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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이름은 연아입니다 -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술 취했거나, 미치지 않으면 나를 만날 수 없다
신아현 지음 / 데이원 / 2024년 8월
평점 :
‘그럼에도 결국 우리는, 혼자 살 수 없으므로.’
어떤 책일까?
🌼 ‘인생에 쓰린 실패와 지긋한 가난, 병나고 아픈 고통, 맑은 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는 상처를 품은 사람들과 만나며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떤 사회복지 공무원의 이야기.’
무엇을 알려주는 책일까?
🌼 ‘술과 분노로 달랠 수밖에 없는 외로움의 아픔, 나와는 다른 측면에서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일생, 그러한 누군가의 일생이 삶을 비관하는 최전선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밤낮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회복지 공무원의 일화를 알려준다.’
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일까?
🌼 ‘모두가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바쁜 이 세상이 부디 조금은 다정해지기를 바라는 사람, 사회복지 공무원이 만나는 이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
개인적인 감상
🌼 ‘어째서 국가가 사회복지에 힘쓰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책. 이 책을 읽는 나조차도 어떤 형태로든 복지를 받아왔으며, 앞으로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뉴스에서만 봤던 공무원을 향한 악성 민원인의 행패를 생생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사회가 말하는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대하는 공무원은 또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도 마찬가지다. 평범하게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뉴스에서 단편적으로 보이는 폭력적인 악성 민원인을 보면, 도대체 그들이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어 반발과 증오만 커지곤 했다. 왜 멀쩡히 일하는 사람의 일터에 와서 저렇게 행패를 부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그렇게 행패를 부리는 사람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 그렇게 사는 거라고도 생각했다. 딱 ‘본인이 자초한 인생.’이라고.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말이다.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은 없을 텐데. 대개는 의도치 않게 태어나고 보니, 어쩌다가 보니 그렇게 살게 되었을 뿐. 물론 그렇다고 그들의 폭력적인 행태를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행태를 지적하기 이전에 ‘왜 그런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그들의 사회복지를 최전선에서 담당하는 공무원의 관점에서 풀어내 주어 인상 깊이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의 악성 민원과 폭력에 놀라고 상처받은 마음을 품고 일해왔지만, 결국은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 과정이 숭고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또한,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내가 지금 그들처럼 살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처럼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누구라도 가난과 아픔, 무엇보다 깊은 외로움과 오랜 시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끝내 낙오되는 한 사람도 쉽게 포기할 수 없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우리가 모두 그에 해당하는 입장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낙오되는 사람을 경멸하고 무시하기를 반복한다면, 이 세상은 피도 눈물도 없는 양육강식의 굴레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한 굴레로 돌아가는 세상과 사회의 모습은, 남을 배려하고자 하는 시도나 논의조차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것으로 치부될지 모른다. 이런 세상과 사회가 진정 인간이 이룰 수 있는 가장 행복한 모습의 공존 형태라고 볼 수 있을까?
따라서 벼랑 끝에 놓인 누군가가 삶을 놓아 버리지 않도록,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사회복지 공무원이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했다. 깊이 조명되지 않는 그들의 노력이 사회에서 더 많이 조명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화려한 인생을 위주로 조명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우리 인생과 진정으로 맞닿은 쪽은 이 책에 적힌 삶들이 아닐까…. 우리가 비춰내야 할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닐까.
그리고 최전선에서 그들이 더 힘을 내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세심한 법안이 마련되고 민원인들도 사회복지 공무원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필수적일 것이다.
결국 이 사회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다정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고,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왜냐하면… ‘그럼에도 결국 우리는, 혼자 살 수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