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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하여 ㅣ 북커스 클래식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4년 12월
평점 :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레프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과 같은 문학을 통해 자신이 지닌 철학을 드러냈다.
그리고 여기, 톨스토이의 작품 세계와 그의 인생관을 더욱 심화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인생에 대하여’는 톨스토이가 삶과 죽음, 이성과 믿음, 선과 악 등 인간 존재에 대한 문제로 깊은 고뇌를 거치며 내린 결론을 담았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자신도 병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와중에 이 책을 집필했다. 이렇듯 죽음이라는 요소와 깊이 맞닿은 경험이 있는 톨스토이는, 우리가 무의미하게 지새우는 삶이라는 것을 총체적으로 어떻게 살아내면 좋을지에 대한 고찰을 앞선 경험으로 처절히 적어내고 있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인생 의미의 핵심을 몇 가지 이야기하면 이렇다. 그는 인간의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육체를 이성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곧은 인생과 참된 삶이란, 자기 행복과 동물적 자아의 생존 욕구를 우리 삶의 전부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는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것만을 세상의 전부라고 인식하게 될 때, 우리가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삶의 가치가 상실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물질적인 그의 철학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존재들의 행복으로부터 자신의 행복을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개인의 만족만으로는 영적인 충만함과 행복을 오롯이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톨스토이가 언급하는 영적인 충만함과 행복은 자아 탐구, 내적 평화, 타인과의 연대감, 도덕적인 가치 등을 통해 삶의 목적을 파악하는 과정이라 추측할 수 있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니, 당연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다수의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죽음은 유한한 인간의 삶에서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톨스토이는 죽음을 인간 삶의 끝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인간이 물질적 세계를 넘어서는 존재가 된다면, 죽음과 직면하더라도 두렵지 않게 되리라는 것을 강조했다. 더불어 다른 이를 사랑하고자 했던 사랑의 삶에 헌신한 이들이 죽어서도, 그들이 남겼던 삶의 자취와 가치가 후대에도 연속적으로 전해지며 사람들에게 영적인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죽음의 과정으로 향하는 길에서 사랑과 연민, 도덕적 가치 등을 실현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하고 실천해야 함을 주장한다.
죽음과 마주하게 될수록 앞서 언급한 동물적 자아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두려움과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톨스토이의 인생관을 통해 정녕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려운 주제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천천히 읽어보면 톨스토이가 말하는 이 책에 담긴 인생관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쟁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 알게 된다.
즉, 이 책에서 톨스토이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이성의 통제를 중시하고, 가시적인 것만으로 세상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으며, 다른 이를 사랑하고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초월하여 영적으로 살찌운 삶을 살고자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관통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특히나 서로의 밥그릇을 챙기기 바빠 누군가를 헐뜯고, 나만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요즘 시대에는 더더욱 필요한 책이지 않을까 한다.
철학의 부재는 앞서 언급했던 톨스토이의 주장을 와해한다. 당장에 내 앞에 놓인 밥그릇이 더 중요하게 보일지라도, 우리가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일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