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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스타일, 셀럽의 조건
사라 데고니아 지음, 비쥬 카르만 그림, 홍주희 옮김 / 크루 / 2024년 11월
평점 :
패션은 소재와 형태를 통해 보여주는 시각 예술적 언어다. 패션은 개인의 스타일과 취향을 통해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그 범위는 의상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와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다.
우리가 대개 패션을 난해하게 생각하는 까닭은, 이러한 다양한 요소가 개개인이 가진 개성과 융합해 독특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멋지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이러한 주관성은 패션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또한, 문화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패션은 그 안에 담긴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면 난해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패션은 단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그것을 입는 사람의 ‘철학’이 담겨있다. 《패션스타일, 셀럽의 조건》은 그러한 사실을 50인의 셀럽의 이야기를 통해 전한다. 수십 년간 여러 대중문화에서 각자의 개성이 담긴 패션 규범을 정립하며, 패션계에 변혁의 흐름을 끌어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패션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지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패션이 단순히 꾸미는 것을 넘어, 한 개인의 개성과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셀럽의 스타일과 패션을 향한 철학을 통해, 독자는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이 아닌 ‘자신만의 새롭고 온전한 패션 스타일’에 도전하고자 하는 용기와 격려를 얻게 된다.
때로는 대중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스타일로 무관심과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에 굴하거나 두려워 않고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 낸 셀럽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인상 깊다. 비단 패션 뿐만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나만의 스타일이 무엇인지, 내가 바랐던 스타일은 어떤 모습인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껏 누군가의 스타일을 따라만 가기 바빴다면, 이제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을 건네주는 뜻깊은 책이다. 셀럽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덤으로써 눈을 즐겁게 하고, 내용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 책 표지의 주인공이자 원 디렉션의 멤버인 해리 스타일스의 패션에는 경계가 없다. 그는 옷을 가지고 노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으며, 패션은 자신이 창작활동을 할 때마다 자연스레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는 딸기 패턴이 들어간 귀여운 티셔츠를 입기도 하고,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디자인 된 가슴께가 다 드러나는 번쩍이는 무지개색 점프 수트를 입고 대중 앞에 서기도 한다. 얼핏 보기에는 괴상망측하게 보일 수 있어도, 그를 보면 자신이 입는 스타일을 진정으로 즐긴다는 점이 느껴진다.
뭐, 남들이 어떻게 보더라도 결국은 자신이 계속 즐길 수 있다면야 그것이 승리자 아니겠는가. 본인도 입고 다니는 스타일이 할머니 같다는 소리를 들었지만(두툼한 니트 패션 스타일을 좋아한다.) 알 바인가. 내가 좋으면 그만인 것을. 정말로 필요해서 미리 정해진 드레스코드를 중시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본인도 마찬가지로 이 책에 나오는 셀럽들처럼 나만의 스타일을 중시하리라는 마음을 먹었다. 당당하게, 내 맘대로! 내 스타일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