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 옥스퍼드 신경과학자가 알려주는 무한 스크롤에서 벗어나는 법
페이 베게티 지음, 이혜경 옮김 / 부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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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스마트폰을 인간의 ‘제2의 심장’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 말대로 온라인 기반 사회가 디폴트가 되면서, 어딜 가더라도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만 해도, 모두가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작은 네모 상자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우리 또한 무의식적으로 그 대열에 합류하곤 한다.
그런 모습에서 또한 혹자는 스마트폰과 그와 관련한 많은 기술이, 마치 마약처럼 인간의 지능을 망가뜨리고 끔찍한 주의력 분산을 일으키는 악의 존재처럼 말하기도 한다. 이렇듯 수많은 논란에 있는 스마트폰이지만, <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저자는 역설적으로 오히려 스마트폰의 활용이 두뇌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주장한다. 다만, 우리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그 효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라진다고 말이다.

저자는 스마트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을 큰 예로 들며, 올바르지 못한 디지털 습관의 형성으로 우리가 스마트폰을 나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즉, 핵심적인 문제는 스마트폰과 그와 연관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식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신경과학을 전공한 저자는 복잡한 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습관 형성 배후의 복잡한 과학 원리’를 바탕으로,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우리에게 득보다 해를 입히는 디지털 습관이 형성이 되었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한다. 더불어 악영향을 주는 디지털 습관을 바로잡고, 우리의 두뇌 건강에 유익함을 주는 새로운 디지털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관련 앱의 사용을 일정 기간 차단하는 디지털 디톡스 과정 방법을 제시하진 않는다.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임의로 차단할 수 있는 입장에 놓인 것이 아니며, 차단 시기가 끝나면 마치 다이어트 요요현상처럼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저자는 그러한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보다는 더욱 근본적으로 우리 두뇌에 형성된 스마트폰에 끌려가는 수동적 습관을, 스마트폰을 조력자로 만드는 능동적 습관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확실한 해결책임을 피력한다.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에 관해 부정적인 입장만을 다루는 책을 읽다가, 이를 무작정 차단하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공생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책을 읽게 되어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근본적으로 무엇이 잘못이고 문제인지를 적확히 짚어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긍정적인 디지털 습관 형성을 위해 적용 가능한 방법이 초반부에도 실려있기에 비교적 빠르게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부터 확인하게 되거나, 스마트폰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거나, SNS와 쇼츠에 정신이 빼앗기거나, 대중교통에서도 내내 스마트폰만 보는 게 습관인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유익할 책이다. 더불어 책을 읽는 등의 생산적인 활동을 하다가도 무의식적으로 집어 든 스마트폰으로 인해 활동을 방해받아 고통스러운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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