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세대 -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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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초, 아동 청소년을 향한 스마트폰 보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작된 소셜 미디어, 온라인 비디오게임, 인터넷 기반 활동은 이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아동기 대재편’을 일으켰다.

대면적인 소통과 놀이를 통한 아동기를 보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Z세대에 속하는 이들은 뇌가 자라는 시기에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를 보냈다. 집 근처의 놀이터에서 이루어지는 친구와의 대면적인 소통 방식보다, Z세대 아이들에게는 디지털 화면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소통 방식이 더 익숙한 상황이다.

이를테면,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대표적이다. 소셜 미디어는 비체화 및 비동기화된 방식에 의존하며, 남에게 보이기 위해 꾸며낸 상황이 가득하다. 성인보다 절제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이 끝없는 정보와 겉치레의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화면 기반 디지털 미디어는 아이의 온전한 사회적 연결을 박탈함으로써, 사회 및 문화 학습에 민감한 시기에 형성되는 정체성과 가치관에도 영향을 준다. 더불어 정서 및 신체, 수면 패턴에까지 그 영향은 광범위하다.

정리하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사춘기를 보낸 세대는 우울증, 자해, 자살 비율이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증가했다. <불안 세대>의 저자 조너선 하이트는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아동 청소년 사이에 정신 질환이 유례없이 급증한 현상을, 앞서 설명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 대재편을 이유로 든다.

저자는 책에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의 메커니즘을 통해 이것이 어떻게 아동 청소년의 발달을 방해하고, 정신 질환을 초래하며 악화시키는지 파악한다. 더불어 이러한 대재편의 한가운데서 건강한 아동기를 위해 정부 및 관련 회사, 학교에서 부모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각 장의 끝에는 저자가 중요히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 요약이 정리되어 있어, 체계적인 내용 정리가 가능해 좋았다.

생각해보면 스마트폰 기반으로 아동기 대재편이 일어난 후, 아동 청소년이 인간으로서 핵심적으로 필요한 어떠한 소통 방식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특히 대면적이고 세심한 소통에 점점 미숙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누군가와 마주보고 감사와 인사를 전할 수 있는 능력, 본인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전반적인 어휘력 능력, 감정 표출 및 표현을 성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등 많은 것이 부재에 놓인 것 같다.

급진적인 기술 발달로 인한 편의를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우리는 어쩌면 한 사회에서 서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올바른 인간으로서 성장의 시기와 기회를 점점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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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느낀 중요한 점은 아동 청소년에게 현실 세계에서 과잉보호하는 것의 반이라도 온라인 세계에서의 보호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실 세계에서는 아동 청소년에게 닥칠 온갖 위험을 피하고자, 단체 하는 스포츠 활동에서 다양한 제약을 둔 사례를 예시로 들며 설명한다.
이렇듯 현실 세계에서는 아동 청소년이 받을 수 있는 작은 물리적 충격 및 정서적 충돌을 피하고자 갖은 노력을 하지만, 되레 온라인에서는 엄격하고 섬세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오히려 온라인의 느슨한 규제와 중독성이, 아동 청소년에게 심각한 정서적 충돌과 더불어 자해 및 자살로 이를 수 있는 물리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잠시 생각해 본다면 과연 무엇이 더 아동 청소년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미국과 유럽 국가 중심을 배경으로 쓰였지만, 책에서 다루는 현상은 국제적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을 갖고 읽을 수 있다. 그러니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국가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느낀다. 이를 위해 특히 사회 간의 깊은 연대가 절실해 보인다.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 대재편 현상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단체적으로 해결을 시도했을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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