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 소소하지만 위대한 50가지 인생의 순간
메건 헤이즈 지음, 엘레나 브릭센코바 그림, 최다인 옮김 / 애플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오늘날 지구에 존재하는 나라는 200여 개이며, 구분할 수 있는 언어는 그보다 훨씬 많은 총 7천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수많은 언어를 살피다 보면 이따금 단순히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지칭하는 의미를 넘어, 해당 언어를 쓰는 문화권에 속해있는 사람만의 특별한 감성과 의미가 담긴 단어가 있음을 알게 된다.
가령, 예시로 들 수 있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단어로는 영어에서 기분 좋은 우연을 뜻하는 ‘세렌디피티’가 있다. 또한, 기분 좋고 편안하며 포근한 기분을 뜻하는 스웨덴어의 ‘뮈시그’, 나에게 있어 살아가는 존재 의미와 목표 및 보람을 뜻하는 일본어의 ‘이키가이’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예쁜 뜻과 아름다운 어감을 가진 단어가 정말 많다. 그리고 이러한 단어는 모두 공통되게 사람에게 ‘행복’을 느끼도록 한다.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는 이렇듯 서로 간의 언어로서는 해석이 어렵지만, 마음으로서는 해석이 가능하고 나아가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계 각지의 언어로 쓴 단어의 모음집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라의 단어부터,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이 쓰는 단어까지 무궁무진한 범위와 문화를 포괄한다.
이렇게 다양한 단어를 통해, 독자는 언어가 주는 풍부함과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에 대한 경이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각자의 언어와 문화에서 말하는 ‘행복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봄으로써, 우리 삶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더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단어의 힘은 특별하다. 책을 읽고 난 뒤 깨닫기를, 단어는 비단 무언가를 지칭하는 의미를 담은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을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지혜까지도 담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문득 한국어에도 이런 단어가 분명히 있겠다고 생각하고 찾아봤더니, 참 많았다. 개중에서 어감과 뜻이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를 꼽자면 어린 아이가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습을 뜻하는 ‘도담도담’, 궃은날 구름 사이에 잠깐 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별을 뜻하는 ‘여우별’이 있었다.
새삼 인간의 입은 하나인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어감과 뜻이 예쁘고 아름다운 단어를 셀 수 없이 많이 담을 수 있는지 놀라웠다.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는 세속적인 자극과 목표에 안중이라 비로소 돌아볼 수 없었던 가치를 일깨우고, 마치 손때묻지 않은 소박하고 귀중한 보물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