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PMS - <생리 전 증후군> 알리고, 받아들이고,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레슬리 그라노 지음, 에브 장티옴 그림, 김자연 옮김 / 라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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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성이 겪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고, 심지어는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게 있다. 바로 PMS, ‘생리 전 증후군’이다. 예를 들면 생리 전 폭발하는 분노의 감정이 그것이다.

생리가 다가오기 전 찾아오는 그런 감정 변화도 PMS의 일부라고 할 수 있으나,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씀. 두통, 피로, 소화 장애, 비뇨기 장애 등 각자가 느끼는 PMS는 정말 다양하다.

여기서 이런 기분과 신체장애를 생리 전에 주기적으로 겪으며 일상에서 어려움을 느낄 정도라면 PMDD, ‘생리 전 불쾌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심하면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본인의 경우가 그렇다. 다만 우울증과는 달리 정도가 지속적이지 않으며, 생리가 시작하면 자살 생각이 사라진다.

이렇게 생리에 관한 이모저모에 대해 친절하고 다정하게 알려주는 책은 흔치 않은데, 굿바이 PMS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
본인이 매달 피를 쏟아내는 자궁의 구조를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생리 주기, 생리에 관한 여러 나라의 문화, 생리가 가져오는 사회적 빈곤, PMS 완전 해부, 마지막으로 PMS로부터 자기 몸을 어떻게 수용하고 지켜내는지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알아내고 정리할 수 있었다. 유익한 내용과 함께 눈이 즐거운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덤이다.

무엇보다 책은 생리를 겪는 다양한 여성의 경험담을 통해 PMS가 본인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며, 호르몬의 농간일 뿐이지 나라는 인간 자체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기에 위로가 된다.
안타까운 사실은 PMS의 마땅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매달마다 고도의 전투를 치뤄야 한다는 점이지만. 모르고 전투를 치르는 것보다야 알고 나서 전투를 치르는 편이 훨 힘이 되니까! 이 책은 바로 그 힘이 된다.

그리고 세상이 많이 변화했다고는 하나 아직 생리에 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당장 밖에서 생리대를 꺼내는 일은 대체로 부끄럽게 느껴지고, 여성끼리라도 생리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경우도 드물다. 생리는 수치스러운 것, 불결한 것, 궁극적으로 최대한 숨겨야만 하는 것이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다고나 할까?

여성이 생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19세기가 되어서나 알게 되었다고 하니, 생리에 대한 미지의 영역에 따른 두려움이 말도 안 되는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고. 가령, 생리하는 여성은 더럽다고 인도에서는 생리 중 요리하거나 식재료를 만지면 안 된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볼리비아는 생리용품을 버리지 못하게 하며, 네팔에서는 생리 기간에 집에서 쫓겨나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처럼 말도 안 되는 문화가 더는 생기지 않고, 더불어 많은 여성이 자기 몸을 수용하고 건강하게 생리를 맞이할 수 있도록 누구라도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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