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익히 알고 있던 책이고 온전한 내용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된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매끄러운 번역본으로 읽게 되어 내용 흡수가 좋았어요.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죠. 전쟁과 유행병의 종식 이후 경제적 호황기를 맞은 미국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던 시기의 이야기랍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 굉장히 화려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사람들의 묘사가 많습니다.

다만 당시 미국은 술을 금지하는 금주법을 시행하고 있었는데요. 뒤에서 술을 파는 밀주업자에 대한 이야기나 불법적인 일로 자금을 버는 마피아에 관한 묘사도 나옵니다.

풍요롭지만 한편으로는 도덕적으로 타락한 어딘가 일그러진 미국의 모습이 잘 드러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배경지식을 확보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위대한 개츠비 영화를 참고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설을 접하기 전에 영화로 먼저 사전학습을 하고 읽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개츠비, 그리고 개츠비가 사랑하는 여자 데이지 두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화자는 데이지의 먼 친척인 닉 캐러웨이라는 인물입니다.

어쩌면 개츠비와 데이지의 시점이 아닌 제3의 인물의 시점으로서 이 이야기를 읽게 되니, 그간 더 다양하고 입체적인 해석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책 제목이 개츠비가 중심인 만큼, 저는 개츠비의 입장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읽었어요.

개츠비가 과거에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여자인 데이지와 의도치 않게 이별하게 되고, 이후 다른 남자와 결혼한 데이지를 재회하게 되는 스토리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데이지는 아이도 있고, 어찌 됐든 현재 남편과 사랑이든 미운 정이든 이유를 붙들고 살고 있는데 개츠비는 당장 데이지가 남편과 헤어지기를, 심지어 그를 사랑한 적도 없다고 말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쟁취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 있겠지만,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상대의 상황을 생각하고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쪽을 택하지 않나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한 여자를 향한 사랑이라기보다는 닿을 수 없는 어떤 꿈이나 허상에 매달리는 처절한 한 남자의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태생적으로 부자였던 데이지와는 달리 개츠비는 그런 입장은 아니었으니까요. 자세한 내용은 소설에서 읽어보실까요.

개츠비를 통해 그간 많이 나온 해석이지만,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을 상징하는 인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는 노력으로 모든 걸 이루어낼 수 없다는 걸 말이죠.

태생적인 측면에서부터 닿을 수 없는 무언가로 인해, 스스로 이루고 싶거나 닿고 싶은 것들로부터 다가가면 갈수록 멀어지게 되는 그러한 공허함을 개츠비라는 인물에게서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아무리 기회가 많은 미국 땅이라도 더는 아메리칸드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게 되었다는 씁쓸한 현실을, 온갖 화려함과 풍요로 치장한 겉모습이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못하는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듯합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불안하고 어쩐지 공허한 느낌이 드는 까닭은 앞선 이유 때문이겠죠.

단순히 줄거리만 보고서는 왜 이 소설이 미국의 문학사를 대표하는지 의문이 드실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직접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작품의 정서를 스스로 온전히 만끽해야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깊이 접근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