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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설계자 - 장르불문 존재감을 발휘하는 단단한 스토리 코어 설계법
리사 크론 지음, 홍한결 옮김 / 부키 / 2023년 6월

글을 읽고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연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지곤 하죠! 하지만 어떻게 스토리를 써내야 할지 고민만 산더미고, 무턱대고 쓰다가 턱턱 막혀서 접어버린 스토리만 수두룩하지 않은가요?

저도 글 쓰는 걸 깨나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이런저런 스토리를 써보곤 했지만 항상 몇 줄, 몇 장 쓰다 접어버리기 일쑤였고, 꾸역꾸역 써냈던 스토리가 한번 있었지만 이 스토리가 당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게다가 무엇보다도 제 글은… 재미가 없었어요. 어디서 본 듯한 플롯만 나열한 것 같은 스토리에 인물은 살아 움직인다고 보기 어려운 나무 토막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문체라든지 맞춤법에도 심혈을 기울여 보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나에겐 재능이 없나 보다 싶어 나만의 스토리를 쓰는 것은 한창 접어두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스토리 설계자라는 책을 만나고 조금은 빛을 본 것 같아요! 이 책은 정말 띠지에 있는 말처럼 독자에게 흥미롭게 읽히는 스토리는 어느 부분에 메스를 대야 하는지 확실하게 짚어주고 있었답니다.

개념을 알고 보면 당연하지만, 글을 쓰다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알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가장 중요하고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인공에게 생명을 불어주는 방법’이었습니다.

스토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를 정했다면, 스토리를 끌어가는 인물이 ‘내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겪느냐’, 즉 어떠한 내적 투쟁을 겪는지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주인공에게 내적으로 동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심리를 파고들어 스토리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해당 방법을 단계 별로 차곡차곡 파악할 수 있었어요.

아하, 결국 외적인 사건에만 스토리를 치중할 것이 아니었어요!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이 사건을 마주하며 내적으로 무엇을 깨닫고 느끼는지, 나아가 독자는 주인공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전달 받을 수 있는지를 잘 구상해야 좋은 스토리가 나온다는 점이었던 거죠.

외적으로 번쩍거리기만 하고 내실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적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는 생각에 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토리에 무엇을 중점으로 두고 집필을 해야 하는지도 알겠고요. 저자의 친구가 만든 스토리를 예시로 들며,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살을 붙여야 흥미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지는지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어요.

또한, 책과 함께 동봉된 스토리 장면 카드는 단순히 의자에 앉아 연필을 끄적이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재미있게 스토리를 구상할 수 있도록 게임처럼 구성되어 있어요!

머리 싸매고 고뇌하는 게 아니라 즐겁게 스토리를 써낼 수 있는 아이템이 생긴 것 같아 기쁩니다.

장르 불문하고 스토리에 고민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두툼하고 알찬 좋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