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떨어진 어느 바닷가 마을에는 ‘고양이 식당’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예약제로 운영하며, 운영 시간은 오전 열시까지로 식당에는 고양이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 식당이 특별한 까닭은 ‘추억 밥상’을 내리는 곳, 즉 가게젠이라는 죽은 자를 위한 밥상을 내리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고양이 식당에서 죽은 이와의 추억이 담긴 밥상을 먹으면 그리워하는 죽은 이와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삼 개월 전 자기를 대신에 교통사고를 당한 오빠와 만나고 싶었던 고토코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고양이 식당으로 향하게 된다. 이외에도 같은 학원에 다니던 여자아이를 짝사랑하는 다이지의 이야기, 사랑하는 아내를 병으로 먼저 떠나보낸 요시오의 이야기도 있다. 이들 모두 사랑했던 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고양이 식당을 찾는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마치 따뜻한 쌀밥을 한 움큼 곱씹는 듯한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독자가 추억하는 본인만의 가게젠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담담하게 큰 조미료 없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고, 죽음에 관한 흔한 소재를 담백하게 잘 풀어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에 관한 자각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추억과 밥상이라는 소재를 엮어 작품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했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 요시오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닿았다.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덧없음,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이의 허망한 마음을 잘 표현한 에피소드라 그런 것 같다. ‘먹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 살아가는 것은 먹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