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를 보내며 누구든 해볼 만한 고민을 2부로 나누어 생명과학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는 책. 1부는 ‘나’를 중심으로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을 담고 있고, 2부는 ‘우리’를 중심으로 각자의 존재에 대한 가치와 존중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혐오와 멸시로 가득한 세상에서 특히 2부는 필수적으로 읽고 짚어가야 하는 부분. 이 책은 나는 누구인지, 언제부터 나를 ‘나’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내 몸을 기존의 몸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면 어디까지 내 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른 생물에게는 어떻게 보이는지, 유전에 의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단정 지을 수 있는지 등등 철학적이고 청소년이 생각해 보면 좋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물론 성인이 읽어도 나쁘지 않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와 함께 읽으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듯. 생명과학이라는 분야를 쉽고 철학적이며 알차게 읽어낼 수 있도록 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예 이쪽 분야를 모른다고 해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크게 두껍지 않은 책이라 한두 시간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세상을 이루는 모든 원자는 새롭게 창조되거나 파괴되는 것 없이 재활용된다는 사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이 과거에는 식물이었거나, 공룡의 근육을 이루는 성분이었을 거라는 것. - P.64 인간은, 생물은, 나아가 세상은 다른 존재가 쓰다 버린 조각을 짜 맞추어 재구성된다. 나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도 언젠가는 갈가리 흩어져 세상을 방황하다, 새로운 생물이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에너지로써 쓰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