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꽃 - 성은 공정한가
강성률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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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의 작품 형식은 조금 독특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가 허구적으로 만들어낸 인물들이 등장하는 등, 장편 소설인 것 같으면서도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출처와 문헌을 밝혀 학문적이고 고증적인 부분을 보면 역사서인 것 같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저자가 만들어낸 인물 a와 b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저자가 말하기를, ‘픽션(Fiction, 허구)과 팩트(Fact, 사실)의 결합인 팩션(Faction)’이라 할 수도 있겠다는데 재미있는 표현이었다. 처음에는 이러한 구성이 낯설어 조금은 중구난방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머지않아 저자가 풀어내는 동서고금의 다양한 인물들의 성 이야기에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었다.

본인이 인상 깊었던 부분을 꼽자면, 1950년대 한국에서 일어난 ‘박인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박인수 자신이 현역 해군 헌병 대위라고 사칭하여, 70여 명의 여성들과 무분별히 성관계를 가진 성추문 사건이다. 한때 유튜브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꼬꼬무’에서 먼저 알았던 이야기인데, 책에서 접해서 더 반가웠다.

왜 남성의 일탈에는 별 이야기가 없으나, 여성의 일탈에는 온갖 이유를 갖다 붙여 매도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 부분이 저자가 말하는 성의 불공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한 인식은 근래와 비교하면 많이 옅어진 편이겠으나, 그래도 아직까지 은연 중에 잔존해 있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이은의 저자의 ‘상냥한 폭력들’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이 마주하는 법의 현실을 살펴보며 그러한 점을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특히 법에 그러한 불공정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았다.

‘성’이 비록 아직은 분노와 갈등으로 치열히 대립하고 있는 문제이나 저자가 이 책을 펴내며 바랐던 대로, 본인도 성이 불공정한 것을 넘어 부디 자유롭고 평등한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바람직한 ‘이상향’을 꿈꾸는 것이 가능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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