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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아 정성스럽게 작성한 글입니다. ★
밤의 시간을, 현실이 잠들고 감각이 예민해지는 “다른 세계”로 전환되는 문.
아홉 편의 이야기마다 — 숲 속, 들판, 물가, 그림, 음악, 침묵 같은 — 자연과 예술, 기억이 뒤섞이며, 책을 읽으며 현실을 잊은 채 “마음의 풍경”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책이 “단편이나 산문시 같은 글의 집합”이라는 점이 좋다. 차례에 있는 것처럼 글이 작지만, 모인 뒤에는 헤세 특유의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쌓이며, 읽는 동안 감각과 상상력이 깨어난다.
헤르만 헤세가 쓴 산문집이지만, 긴 시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었다. 문장이 시적인 말들과 밤 하늘의 별자리 하나를 깊은 눈으로 관찰하고 담는 듯한 느낌이다.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는 거의 없다.
대신, 느림과 정적, 내면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그래서 “극적인 이야기”나 “긴박한 전개”를 기대한다면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다.
화려한 플롯보다는 분위기와 감성, 사유를 즐기고자 한다면,
특히 헤세의 다른 작품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등을 좋아한다면, 문학적 출발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헤르만 헤세의 책이 어렵게 느껴져서 시도 조차 못한 경험이 있다. 자정 너머 한 시간의 책을 읽으면서 헤르만 헤세에게 입문하고 싶을 만큼의 매력을 느꼈다. 천천히 헤세의 작품을 읽고 헤세의 세계로 빠져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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