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비행학교 - 내 삶이 곧 내용이 되는 나다운 글쓰기 글쓰기비행학교 실전워크북 1
김무영 지음 / 씽크스마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이 글이 되고, 글이 노래가 되고, 노래가 위안이 되기를...

 

 

 

"글쓰기도 결국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글을 잘 써서 얻을 수 있는 것을, 글을 안 쓰고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글쓰기를 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참으로 미련하게도 글쓰기에 헌신한 사람들이 있다. 좋은 글을 읽으면 마치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가슴 설레어한다. 얼굴 붉히면서도 그들은 남몰래 자신만의 좋은 글을 탐닉한다. 그들은 온 밤을 지새워 바라던 문장 딱 하나를 얻고는 뛸 듯이 기뻐한다. 그들의 이름은 작가다." (pg.235)

 

이규리 시인의 글과 시를 마주하는 시간, 그녀의 공간을 채우던 단어들이 내게로 올 때, 나는 그녀의 뽀얀 전라(全裸)를 본다. 살며시 건드린 손끝은 내 온 마음에 연지를 찍는다. 알랭 드 보통의 문체를 사랑한다 했었다. 그의 생각이야 어떻든 오로지 그 이유 하나로 내 인생을 송두리째 그의 세상에 내던질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그의 철학적 위트에 만취한 시간만큼은 환하게 웃고 있는 수줍은 머리숱마저 아무래도 사랑스러웠다.

 

눈앞에서 아름다운 이를 조우한 듯 내 온 세계를 흔들어버린 문장들엔 그들의 아름답고, 가슴 시리고, 애잔한 삶의 단편들이 여기저기 박혀있다. 글이란 그래야 한다. 삶을 길어 올려 울림을 주는 글, 그래서 그 삶조차 함부로 하지 않는 이의 글은, 읽어주길 바라지 않아도 자발적인 독자들의 애장품이 된다.

 

그러나 오늘날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세태와 글쓰기를 요구하는 시대가 만나 요령뿐인 글쓰기만이 남았다. 인스턴트 사랑이 난무하듯,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순식간에 소비되어 사라지는 글, 읽기는 없고 쓰기만 남은 시대의 글은 지극히 이 시대의 개인주의를 닮았다. 혹자는 글쓰기도 시대의 변화에 발을 맞추어야 한다지만, 단언컨대 요령과 탐욕만 남은 글은 오래가지 않아 외면받게 될 것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저마다의 가슴에 자리하고 있을 작가들이 그러했듯, 훈련은 치열해야 하고 감동을 길어올릴 수 있는 삶을 고민하는 노력에는 끝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요령 보다 글쓰기의 본질에 더 무게를 두었기에 기대어 서서 펼치는 곳이 감동이었고 희열이었다. 때문에 여타의 글쓰기 책을 외면해왔던 내가 처음으로 집어 든 책이었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 단순히 실용적인 글쓰기 요령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지친 작가들께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가슴속에 저마다의 삶을 닮은 문장들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아름답게 비행하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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