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에게 속지 않는 25가지 방법 - 내 아이의 운명을 결정짓는 똑똑한 임신출산 준비
에밀리 오스터 지음, 노승영 옮김 / 부키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산부인과 의사의 전문적인 임신. 출산 지식은 물론 양심과 책임감에 크게 의문을 갖게된 계기가 생기면서 병원에 발길을 끊고 칩거하며 정보 수집과 의문 해결에 몰두해 왔었다. 내 상황과 관련한 의학적 통계와 경험, 고견들을 긁어 모으고 책과 논문을 뒤지며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자 몸부림쳤다.   

노산, 자궁외 임신 판정과 그로인한 인공유산, 원인 불명의 난임판정, 의사의 독촉으로인한 과배란 시도후 부작용과 급격한 난소기능 저하 (수치 0.1) , 그리고 갑작스런 조기폐경의 징후, 우울증,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재정난, 검사 전이지만 갑상선 기능저하 의심까지.   

누군가에겐 코웃음 칠 이야기일지 모르나 새 생명을 마주하기 위해 지금까지 밟아온 꽤나 굴곡진 여정이 내겐 감당하기 벅찬 고통이었고 원망스럽게도 그 고통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오로지 임신을 목적으로 직장을 나온 후 4년이란 세월이 무심하게 흘렀다.  

숱하게 꺾여 진물이 나고 여기저기에 쓸리고 긁혀 상처난 마음을 목구멍 속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그렇게 위태롭게 버텨온 시간이 어느덧 4년이란다. 눈물샘도 말라붙어야 정상이라 생각했는데 문득문득 무너져내리는 나를 보면 흘려내야할 죗값이 아직도 남았을 만큼 큰가보다.  

 

첫 단추부터 채우질 못 하고 있었으니 지금껏 찾아 모은 정보들은 임신법에 관련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내겐 벅찬 과제였고 다른 정보를 머릿속에 구겨넣을 마음과 체력의 여유가 없었으니까. 옹색해진 마음 또한 임신한 이들의 이야기가 절대 궁금하고 반가울리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이 책에 눈길이 간 이유라면 임신. 출산 정보를 다룸에도 저자가 산부인과 의사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었다. 의사에게 묻느니 차라리 경험 많은 선배 엄마들에게 묻는 게 빠르고 정확하며 심지어 안심까지 된다는 걸 알게된 것이다.

게다가 에밀리 오스터는 단순히 선배 엄마의 경험을 들먹이며 남들 다 아는 이야기를 떠들지 않는다.  

'두리뭉실, 대략' 이란 단어가 통하지 않는 기질의 그녀는 의사들의 신빙성 없는 의견을 반박할 근거자료를 수백 건 분석해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정확한 '수치'를 보여주며 상식이라 여겼던 속설들에 물음표를 던지고 구체적이고 신선한 정보를 들려준다.

임신 준비 외에 임신 주수별 정보와 출산, 출산 후까지 각 단계에 임산부가 궁금해할 이야기들, 그것도 상식밖의 이야기를 풀어내고있어 새롭고 놀랍기까지한 이 책은 미국 주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의사들의 실전 지식 부족과 과도한 우려로 잘못 알려진 상식들과 상식밖의 진실들에, 그리고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에밀리 오스터의 집요하다못해 다소 병적인 '숫자 신봉' 주의에 여러 번 놀라게하는 책이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저자 스스로는 그 과정이 꽤 스트레스였을지 모르나 ( 그녀라면 즐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나를 비롯한 수많은 독자들은 더이상 넘쳐나는 불확실한 정보 속에 허우적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