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이다 - 십 년의 난임, 세 번의 유산 우리가 마침내 아기를 갖기까지
박제균.김하경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열두 번의 인공수정, 다섯 번의 시험관 아기 시술, 그리고 세 번의 유산.

그들이 마침내 사랑스러운 딸 지수를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96,360시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부부의 10년 간의 난임 극복기.

 

 

이 책은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당신이 현재 난임부부의 가족이나 친구 또는 지인이라면 꼭 읽어야할 책이다.

그리고 난임 부부중 남편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다.

 

 

책을 펼쳐 들 때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눈물샘만 자극하는 류의 책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부부의 고통의 시간들을 상당히 절제된 문장과 현실적인 내용으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단지 오랜 기간 그들이 이어온 힘겨운 노력의 과정과 서로에게 받은 상처, 주변으로부터의 상처, 몸과 마음의 고통이 전해져 올 때마다

다르지 않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눈물이 멈추질 않았던것 같다.

 

 

정상적인 부부가 1년의 자연임신 시도에도 아이를 갖지 못할 때 이를 암묵적인 난임으로 보아 왔지만, 오늘날 힘들고 오염된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난임부부가 늘어남에따라 2년을 난임 판단 기준으로 보는 추세다.

난임이 절대 내 주변의 일이 아니며, 내 이야기는 더욱 아닐 것이란 확신은 이제 누구도 쉽게 해선 안되는 시대이다.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지 실제 우리 주변에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가 상당히 많다는 것은 난임 카페만 가 보아도 알 수 있다.

때문에 인공 시술이 늘어나고 과배란을 유도한 임신으로 둘 이상의 다둥이 출생율이 부쩍 늘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난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우리 부부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으로 첫 자연임신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길었는데, 어렵게 와 준 아기마저 떠나 보내고, 고령의 나이 탓인지 임신은 더욱 어려웠다. 병원을 다니며 절차대로 과정을 따랐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몸이 더 나빠지는 느낌을 많이 받아 인공수정 직전의 최종 자연임신 시도 (호르몬주사와 약을 이용한 과배란 유도)에서 과정을 그만두었다.

경제사정과 고통스러운 과정때문에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진 못했지만 구체적인 과정과 정보가 궁금했던 내게 인공시술과 관련해 도움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하지만 인공수정 10 퍼센트, 시험관아기 30 퍼센트라는 저조한 성공율이지만 자연임신이 어려울 때는 꼭 인공시술을 할 것을 권한다는 저자의 말에는 백퍼센트 동감할 수는 없었다.

단순히 호르몬주사와 약으로 과배란을 유도하는 자연임신 과정에서도 몸이 상당히 안좋아 지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그 다음의 더 고통스러운 인공시술 단계도 여성들의 몸에 절대 좋을리 없다는 생각을 한다. 오죽하면 시술후 임신에 실패하면 3개월의 회복기간을 가진 후 재 시도를 해야할까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게다가 계속 실패할 경우를 가정하면 일 년 12달 가운데 임신시도는 고작 4번밖에 하지 못하게되는 꼴이다. 하루가 아쉬운 난임부부에게는 기다림과 회복의 시간, 그리고 고액의 시술비마저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저자도 그랬듯 오히려 인공시술을 포기하고 자연임신을 시도했을 경우 기적처럼 아이가 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 말하지만,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순리를 거스르며 억지로 신체 기관을 가동시켜 몸은 더욱 아이를 갖기 힘든 환경이 되었다가, 다 포기했을때 몸이 회복되어 아이가 생기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난임부부의 임신시도 과정은 남편보다는 아내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서로 힘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부간의 갈등에 있어 아내보다는 남편이 주도적으로 나설 때 문제 해결이 더 쉽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특정 상황을 부부가 각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구성의 이 책을  남편들이 꼭 읽어보길 권하는 것이다.

 

비단 기술적인 난임 극복법뿐 아니라 부부와 가족간의 어려운 고비들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마저 전수해 주고 있는 고마운 책이다.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우연히 아기가 온 것이 아니라 운동과 식이요법, 긍정적 마인드 컨트롤 등으로 아기가 오기 쉬운 환경으로 몸을 만들기위해 노력했던 것이 오랜 뒤에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 믿고 힘들지만 나 또한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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