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현상의 상대성과 애매성에 기초한 이 세계의 모델인 소설은 전체주의적 세계와는 양립할 수 없다. (...) 이것은 정치, 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존재론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유일한 진리 위에 기초한 세계와 소설의 애매하고 상대적인 세계는 각기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전체주의적인 진리는 상대성과 의혹과 질문을 제거하고, 따라서 그것은 내가 소설의 정신이라 부르는 것과 어울리지 못한다. - P27

세계가 덫으로 바뀌는 이러한 변화에 있어서 결정적인 계기는 아마 1914년의, 이른바 (역사상 최초의) 세계 대전이었을 거예요. 사실은 가짜 세계 대전이죠. 그 전쟁은 유럽에만 국한되었고 그나마 유럽도 전부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세계적‘이라는 형용사는, 이제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일도 더 이상 국지적일 수 없다는 사실, 모든 재앙은 전세계에 파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 따라서 우리는 점점 더 외부에 의해, 어느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고 또 점점 우리를 서로 닮아 가게끔 만드는 상황에 의해 결정되리라는 사실 앞에서의 공포감을 한층 더 웅변적으로 표현해 주죠.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개인주의가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상업적-자본주의적 개인주의만이 있을 뿐이죠. 진정한 의미에서의 다중의 형성이 절실합니다. 개인주의는 사회주의-넓고 느슨한 의미-를 전제합니다. 왜냐하면 사회 정의를 비롯해 사회적인 차원이 건강해야 그 안에 개개인의 의미도 살아나기 때문이죠. 역으로 개인주의가 전제되지 않는 사회주의는 전체주의에 불과합니다. - P5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크라테스의 변명 정암고전총서 플라톤 전집
플라톤 지음, 강철웅 옮김 / 아카넷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품 안내, 주석, 그리고 색인이 100페이지를 넘는다 상세한 해설을 좋아한다면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크라테스의 변명 정암고전총서 플라톤 전집
플라톤 지음, 강철웅 옮김 / 아카넷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도 죽음을 알지 못하는데, 그것이 심지어 인간에게 생길 수 있는 모든 좋은 것들 가운데 최대로 좋은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데, 그들은 그것이 나쁜 것들 가운데 최대로 나쁜 것임을 마치 잘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것을 무서워하니까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것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그 비난받을 만한 무지가 아닐 수 있겠습니까? - P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 RCA & COLUMBIA 레코딩 전집 (18CD)
쇼팽 (Frederic Chopin) 외 작곡, 리히터 (Sviatoslav Richter / SONY CLASSICAL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화수분과 같은 리히터의 레코딩들... 전설적인 브람스 피협을 필두로 베토벤, 쇼팽,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까지 괴물같은 연주를 들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