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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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문학 계간지 [릿터]에서 김혼비. 박태하 작가의 지역축제 연재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세상의 하고많은 축제 중에 국내 축제를 탐방하는 부부라니. 아무리 시국이 해외여행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라지만 이상하게도 너무나 진심인 부부의 축제 여행기에 묘하게 빠져들었다. 그리고 연재 글을 모아 엮은 <전국 축제 자랑>을 출간되었기에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다.

축제 관계자와 동네 주민의 먹거리만이 전부인 것 같은 K-축제를 이토록 실감 나게 이토록 진심으로 여행하는 부부라니. 그들의 여행기를 읽고 나자 축제의 시끄러운 스피커 소리도 유치한 퍼레이드도 눈살을 찌푸리던 사회자의 대화들도 조금은 마음을 열고 보고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가 나도 ‘이쯤 되면 인정’하고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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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브루너 일러스트레이터 2
브루스 잉먼 외 지음, 황유진 옮김 / 북극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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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으며 그림책이 불러일으키는 감정과 기억을 읽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 기억이 행복한 감정보다 어둡고 슬플 때가 더 많지만 가만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고 나면 또 다른 의미에서 그림책이 마음에 다가오곤 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생애를 읽고 다시 펼쳐보는 그림책이 이전과 같이 읽힐 리가 없지요. <딕 브루너>라는 책도 제게 그런 책입니다.

고작 몇 권의 미피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이지만 미피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간결한 이야기의 그림책이지만 그 안에는 명랑하고 따뜻한 토끼가 살고 있고 미피의 이야기에는 희망이 담겨있거든요. 딕 브루너 작가는 평생 123권의 그림책을 남겼고 그중 32권의 미피 그림책은 전 세계 8,50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해요. 네덜란드 작가 중 안네 프랑크의 책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라니 놀랍습니다.

딕 브루너의 이야기를 읽으며 유년시절의 경험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며 책을 읽고 그림을 그렸던 딕 브루너는 ‘어린 시절을 순전한 즐거움으로 기억한다’고 해요. 심지어는 전쟁 기간 중 여름 휴양지에 숨어 지내면서도 그림을 원 없이 그렸기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코로나 상황 속에서 아이와 어떻게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미피가 딕 브루너의 대표작이 되기까지 그가 그렸던 그림과 영향을 받았던 현대미술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는 현실에서 출발해, 가장 본질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지워나갔습니다.’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카탈로그의 색을 오리고 붙이고 찢으면서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는 작가 딕 브루너의 삶의 이야기는 일상에서 불필요한 무엇을 지우고 무엇을 남겨야 할지 제게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가지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저는 몸이 따라주지 않아 일상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도록 애를 씁니다.'라는 딕 브루너의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바둥거리며 애쓰지 말고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보내자 생각했어요. 오늘 맑은 하늘도 차가운 바람도 따뜻한 햇살도 어제보다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더 좋아하도록 노력해보자. 귀여운 미피처럼 용감하고 씩씩하게 또 길을 걸으러 나가볼까 합니다.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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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들려주는 10가지 소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4
캐시 캠퍼 지음, 케나드 박 그림, 홍연미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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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들려주는 10가지 소리>라는 그림책도 눈이 온 마을 뒤덮은 아침 할머니를 만나러 길을 나서는 소녀 리나가 거리를 걸으며 들었던 10가지 소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창밖으로 바라보던 풍경은 온 세상이 조용해 보이지만 혼자 길을 걸으며 리나는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들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만나며 알게 되죠. 아침마다 창문을 열고 귀를 기울일 때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면 간밤에 눈이 소복이 내렸다는 사실을요.

아마도 올겨울의 눈은 코로나로 불안하고 어두웠던 저의 마음을 환하게 덮어주는 이불 같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눈이 쌓인 고요한 풍경을 보고 걸으며 나를 더 열심히 바라보고 돌보았던 한 해. 눈을 또 기다리는 겨울의 하루지만 오늘은 일상에서 지나치는 소리들에 더 마음을 기울이며 보내는 하루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길벗어린이로부터 서평단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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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소동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6
김지안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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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기차>, <봄봄 딸기>, <알밤 소풍>의 김지안 작가의 신작 그림책 <세탁 소동>을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서평단 마지막 도서로 받았다. 김지안 작가의 이전 그림책에 비해 그림체가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한데 따뜻한 감성은 여전하다. 지난 주말 아이와 눈썰매를 타고 들어오는 길에 아이가 담요를 빨래해야 한다며 눈 속에 열심히 빨래를 했는데 오늘 아침 <세탁 소동> 그림책을 펼쳐보고서야 이유를 알았다. 더러워진다고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다. 세탁기에 돌리고 나면 깨끗해지는걸......

김지안 작가의 신작 <세탁 소동>은 깨끗하곰 세탁소에서 '세탁 왕'을 노리는 생쥐의 좌충우돌 세탁 이야기다. 빵을 너무 좋아해서 세탁소도 비우고 빵을 사러 가는 곰을 대신해서 얼떨결에 세탁소를 맡게 된 생쥐는 밀려드는 세탁 손님들의 빨래를 돌리고 청소하고 정신없이 세탁소를 맡고 있다. 눈물이 찔끔 나오도록 일하는 생쥐에게 '빨래는 아직 멀었니?'라고 동물들은 성화다. 위기의 처한 생쥐는 빨래를 세탁기에 모두 넣고 위이이이잉 세탁기를 돌리지만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고 만다.

조금만 얼룩이 남아도, 조금만 다림질이 잘 되어 있지 않아도 불평과 불만이 가득할 것 같은 현실 세계의 세탁소와는 달리 그림책 속의 생쥐의 이야기는 한없이 순수하고 따뜻하다. 아이의 장난과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줘야지 하면서도 늘 먼저 미간이 찌푸려지고 눈빛이 달라지는 나는 깨끗하곰 세탁소의 곰과 같은 너그러움을 배우고 싶다. 다치지 않았으면 다행이다! 말하고 맛있는 간식을 한 아름 챙겨줄 수 있는 엄마 되기. 이제 겨울 방학이 끝났으니 나도 맛있는 빵으로 점심을 먹고 아이의 간식을 준비해야지.

*시공주니어로부터 서평단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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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나라의 가나다 보림 창작 그림책
박지윤 지음 / 보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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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글을 배울 무렵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읽었던 가나다 그림책들이 아직도 기억난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 아이가 좋아했던 그림책들을 왜 다 사주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지만 그때는 ㄱㄴㄷ과 가나다라만 쓰여있는 책을 사주는 게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이야기와 인상적인 장면도 없는 책들을 아이가 왜 그렇게 좋아했나 뒤돌아보니 아이가 글자에 대한 관심과 배우고 싶은 호기심이 왕성했던 시기였다. 도서관을 순회하면 가나다라 한글 그림책을 빌리고 연장하고 반납하고 다시 빌리고 반복하다 좋아하는 책은 몇 권 사주기는 했었는데 그 당시에만 해도 우리나라 작가의 아기 그림책이 도서관에 많지 않았다. <행복한 ㄱㄴㄷ>, <생각하는 ㄱㄴㄷ>, <움직이는 ㄱㄴㄷ>, <동물 친구 ㄱㄴㄷ> 아이가 좋아하던 그림책을 떠올리다 보니 우리 집에 다 있네. 이상하다.

보림출판사 서평단 수피아의 마지막 책으로 <뭐든지 나라의 가나다>를 보내주셨다. 그림책 속에서는 가나다로 시작하는 낱말들을 순서대로 엮어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뭐든지 나라에서는 뭐든지 가능하다. 아이들의 상상나라를 보여주는 듯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진다. 글자비가 내리고 사막에는 아이스크림 나무가 자라고 아이들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파는 통조림 가게도 있다. 통조림 뚜껑만 열면 파도를 탈 수 있고 2시간 동안 평화를 찾을 수 있는 뭐든지 다되는 가나다 나라. 아이는 어떤 나라로 떠나고 싶어 할까?

* 보림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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