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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 ㅣ 반올림 53
이자벨 콜롱바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평점 :
프랑스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언론사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한 작가가 소설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주인공 바르바라는 청소년 환경운동가이다. 환경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용감하게 시위에 참석하는 모습은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연상시킨다. 불평과 걱정보다 용기와 행동을 선택하고 기후변화를 위한 등교 거부를 비판하는 어른들에게 시원하게 외친다. “노동자들은 그럼 뭐, 휴가라도 내서 파업해야 하나요?”
소설의 중후반부터는 할머니와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절절하게 쏟아진다. 결혼식 전날 약혼자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할머니가 부모에게 털어놓는 진실은 외면당한다. “남자들은 다 그렇단다. 적응하면 될 일이야.” 그렇게 남편 손에 이끌려 새장 속에 갇힌 할머니는 ‘동굴에 틀어박힌 은둔자’로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약자를 향한 폭력은 슬프기보다 찌릿하게 아팠다. 이미 나도 그런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일말의 죄책감을 느꼈다. 바르바르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어른이었다면, 남성이었다면 사회와 어른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지 궁금하다. 작고 사랑스러운 어린이, 공부만 성실하게 하는 청소년, 순종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으로만 존재가 인정받을 수 있는가. 언제까지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침묵해야 하는 걸까......
*바람의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책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