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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와 그림자 ㅣ 알맹이 그림책 55
이은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7월
평점 :
주인공은 언제나 길을 떠난다. 떠나는 주인공은 언제나 아무도 붙잡지 않는다. 그저 걷고 또 걷다 보면 두고 온 것은 모두 잊게 되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낯선 누군가를 만나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공간을 만나게도 되고 무엇보다 잃어버린 자기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고요하게 만나게 된다.
이은영 작가의 그림책 《미루와 그림자》 역시 주인을 잃어버린 그림자와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미루의 이야기다. 그림자의 주인을 찾으려 함께 걷는 길, 미루는 낯선 세상에 외롭기도 슬프기도 하지만 그 길에는 그림자 친구가 함께 있다.
그림책을 읽으며 오래전에 읽었던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떠올렸다. 마법의 주머니를 얻기 위해 자신의 그림자를 팔았던 사나이는 남부럽지 않은 모든 것을 가졌지만 그가 가지지 못한 단 하나 그림자 때문에 사랑도 얻지 못하고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그림자는 우리 마음속의 슬픈 그늘일지도, 잃어버린 영혼일지도 모르겠다. 주인을 잃어버린 그림자가 세상을 헤매며 걸어가는 동안 그림자를 잃어버린 주인은 자신의 그림자를 왜 찾지 않았을까? 나의 그림자는 온전히 내 곁에 머물고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바람의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