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유성원 지음 / 난다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타인의 적나라한 사생활을 엿보는 느낌은 그가 동성애자가 아니라 이성애자였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목에 무언가 턱하고 걸리는 느낌이 수도 없이 찾아왔지만 누군가 간절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싶었다. 감히 들어주고 싶었다.
⠀⠀
적당한 거리감이 없는 감정의 글은 불편하기도 읽기도 힘들었다. 계속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단지 리뷰를 쓰기 위해서인가, 한 사람의 진실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인가 스스로에게 계속 물으며 읽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누군가 살기 위해 써 내려간 글이라면 내가 이해할 수 없어도 가만히 들어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 한 사람을 이해하기도 어려워 매일 책 속을 헤매고 있지만 누군가 “죽고 싶다.” 혹은 “살고 싶다.”라고 외치는 순간을 매몰차게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닿을 수 없는 목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있고 당신 같은 사람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끝까지 당신의 이야기를 읽어가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이 세상에 숨 쉬며 살아가면 좋겠다고.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각자의 선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삶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