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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항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56
서민정 지음 / 시공주니어 / 2018년 6월
평점 :

"깜깜한 밤이 되면 엄마 아빠는 이렇게 말해. "이제 그만 놀고 잘 시간이야. 그러고는 인사한 뒤 딸깍 불을 끄지.
나는 조용히 준비를 해. 기다리던 놀이를 말이야. 가만히 눈을 감고 철썩철썩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나만의 향해가 시작돼."
아이가 잠들기 전 항상 3권의 그림책을 읽어준다.
조명을 낮추고 아이에게 나지막이 읽어주는 그림책은 아이와 나에게 모두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지는 순간이다.
지금도 여전히 잠자기 싫어하는 5살 아이이지만 아이가 태어난 뒤 참 쉽지 않았던 잠자리이다.
밤 12시가 되어도 잠들지 않고 우는 아이를 남편과 번갈아 안으며 아이가 편안하게 잠들기를 얼마나 마음속으로 기도했는지 모른다.
집에서 유모차를 밀고 밤늦은 시간에 아이를 차에 태우고 동네를 빙글빙글 돌기도 했었다.
백색소음 어플이나 클래식 자장가 대신에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려주었다면 아이는 조금 더 쉽게 잠이 들었을까? 생각해본다.

‘밤의 항해’라는 그림책을 만났다.
엄마, 아빠가 떠난 방에 홀로 남아 잠자리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잠은 무섭거나 두려운 일이 아니다.
밤의 바다로 떠나는 모험이며 자신만의 배를 타고 다가오는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비를 만나고 파도를 만나고 때로는 괴물도 만나지만 조금도 두렵지 않다.
아이의 용기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끊임없이 준 사랑이다.

오늘도 낮잠을 거부하고 열심히 뛰어놀던 아이는 3권의 그림책을 읽어주자마자 포근하게 잠이 들었다.
아마도 이제는 아이도 자고 내면 내일이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또 재미있고 신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잠자리에서는 엄마의 얼굴을 매만지고 엄마의 손을 부여잡고 잠들지만 “엄마”라고 부르면 엄마가 언제나 옆으로 달려온다는 것을 아이도 알고 있다.
아이만의 밤의 항해가 편안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