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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맛들이기 양승국 신부의 친절한 기도레슨 2
양승국 지음 / 생활성서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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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락이 온 한때의 '절친'과 통화할 때, 대화를 이어가기가 그렇게 쉽지않은 경험을 합니다. 정말이지 한때 '영혼의 단짝'이었건만, 매일 부딪히며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직장동료보다 더 할말이 떠오르지않아 뻘쭘할 수 있습니다. 기도가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기도' 좀 해보겠다고 맘먹고 눈을 감으면 ...… 아무 말도,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승국 신부님의 신간 [기도 맛들이기]는 이런 분들은 물론 오랜 영성생활로 기도는 몸에 배었지만 하느님의 부재를 느끼며 마음이 적막한 분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해드릴 수 있는 책입니다. 솔직히 영적 책읽기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될까 싶을정도 입니다. 양신부님께서는 우리가 겪을수 있는 기도생활에서의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당신의 "기도안에 살아보려고… 발버둥" 친 경험을 녹여 유쾌하면서도 적확하게 진단하시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십니다. 예수님을 비롯하여 교회의 스타이신 수많은 성인들의 귀한 영적 깨달음과 함께 잘 버무려 한 상 알차게 차려주신 어머니의 밥상같은 책입니다. 


우선 1부 '기도란 무엇일까요'에서 신부님은 기도를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우리의 자세를 교정해 주십니다. 그리고 2부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에서는 우리가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기도 방법들을 소개해 주십니다. 더 나아가 전례를 포함한 신앙생활, 아니 우리 삶 전체를 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십니다. 미사가 얼마나 훌륭한 기도인지, 주기도문이 왜 최고의 기도인지, 성모송은 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성체조배, 성무일도, 십자가의 길, 등등 가톨릭 전통내 다양한 기도들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기도를 잘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습없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보다, BTS 의 그래미상보다 더 찬란한 주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 우리는 연습에 연습을 더하는 노력을 경주해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기도를 잘하는 것보다 '자주'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와 일대일의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십니다. ...나와 함께 앉아 있는 순간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십니다"(70쪽) 그러니, 어떤 형태의 기도가 되었건, 우리는 무조건 자주 주님을 뵈어야 합니다.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감사기도로,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쳤을 때는 투덜대기라도 하고, 문제의 해결방법을, 부족한 내 능력을 채워주시길 청하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좀 들어보고, 응답이 없으시면 뭘 놓친것인지도 여쭙고, 이렇게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성령님께서는 우리의 이해를 명료하게 해 주시며, 참고 인내할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 일이 없이 평온한 나날이 계속될 때는,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이웃들을 주신 주님께 찬미의 기도를 드려야겠지요. 기쁜 마음으로 자주, 자주, 어려워하지 말고 말이죠. 그렇게 우리는 기도에 '맛들이'게 될 것입니다. 


기도의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고, 트라피스트 수도자이며 관상가로 유명한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Take time!” (시간을 내세요!) 


주께서는 우리를 노예가 아닌 '친구'로 삼기 바라신다고 우리는 알고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꾼다면, 그 분의 친구가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자주 시도때도 없이, 대화를 시도해야할 것입니다. 친한 친구사이라면 서로 아무일이 없어도 안부 전화나 톡을 보내듯이 말이죠.   


[기도 맛들이기]는 기도생활 업그레이드를 위한 우리의 필독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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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침묵으로 말한다 - 봉쇄 수도원에서 온 편지
오귀스탱 길르랑 지음, 이상현 옮김 / 생활성서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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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삶'과 '채우는 삶'이 있습니다.  아마도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삶의 지향점들 중간 어디쯤 우리의 하루하루가 자리하겠지요. 나이가 드니 이제 전자에 더 가까와 '지는게,' '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 많은, 이젠 지나간 아픔, 잘못, 아쉬움 들은 비우고 싶고, 앞날의 희망과 더 많이 사랑할 일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 책 [그들은 침묵으로 말한다]의 저자 오귀스탱 길르랑 수사님은 '비우는 삶'을 추구하는 봉쇄수도원에서의 수양을 통해, 사랑이신 하느님의 빛으로 영혼을 가득 '채우게' 되었고, 그 빛이 이렇게 영롱한 '글'이 되어 우리에게 전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이 1부는 카르투시안의 침묵, 2부는 카르투시안의 음성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침묵'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 * *


책 제목의 '침묵'이라는 말과 검은 색 표지가 주는 다소의 무게감은 사실은, 이 책의 페이지 마다 차고 넘치는 빛과 사랑과 기쁨을 살짝 잡아두었다가, 우리가 책장을 열 때마다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카르투시안의 삶은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영혼의 깊은 곳"에 머물며 "마침내 영혼이 그 분과 일치를"(29쪽) 이루는 삶입니다. 성 아우구스투스가 [고백록]에서 말했듯이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을 위해 지으셨으며, 우리는 그 분께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됩니다 (82쪽). 진정한 휴식을 갖게 됩니다.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You have made us for yourself, O Lord, and our heart is restless until it rests in you.


저자는 성 아우구스투스의 이 말씀을 자주 묵상했던 듯 합니다. 진실로 우리가 늘 마음에 두고 기회될 때마다 끄집어 내어 되새겨 볼만한 "비범한 통찰" (119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하느님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아닌 늘 의식하고 당신의 모든 피조물에서 하느님을, 그 분의 사랑을 찾으며, 그 분의 무한한 품에 안겨서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야말로 어찌보면 우리 신앙생활의 요체이자 모든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영혼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어려움, 고통과 갈등을 '빛'으로 승화하고 하느님에게 다가가 그 분과 일치를 이루어내기위해, 저자는 고통을 겸손하게 주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용기내어 자기봉헌과 영적 투쟁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지상의 삶이 지닌 의미가 갈등과 위험에서 면제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은총으로 그것들을 이겨 내는 데 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96쪽)


또한 감성을 이성에 조화롭게 종속시키는 훈련을 통해, 의지로써, ("사람은 의지 입니다!" 90쪽) 믿음으로, 이성을 넘어 신비를 바라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영혼의 심연에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사님들의 침묵은 충만함입니다. 그 분들은 봉쇄수도원에 계시지만, 영적 독서와 기도와 여러 수행을 통해 하느님께서 행하시는 "위대한 업적과 실제로 접촉하는 기쁨" (23쪽)을 누리기도 하고, 하느님의 존재와의 부조화로 인해 받게 되는 고통 (35쪽) 에 대한 많은 위로를 받기도합니다. 이 분들은, 유일한 창조주, 우리를 지으신 '하느님께 말씀드립니다' (22쪽) 언제나, 많이. 어찌보면 그 분들의 '침묵'이야말로 가장 의미있는 말하기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 분들은 "기쁨의 자녀"(174쪽)가 됩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 위한 수행을 하고 그 기쁨에 참여할 수 있어야합니다. 내적 고요를 찾고, 그 안에 머물며 하느님의 말씀을 조용히 기다려야 겠습니다. 그 분의 은총으로 우리가 영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그들은 침묵으로 말한다]가 우리의 영적 성장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P.S. 나라의 중요한 선거를 치르는 지난 몇 달간의 어마어마한 언설의 폭포를 지나쳐 온 지친 영혼을 쉬게하는 안식처 같은 책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영혼이 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마치 개인 피정을 마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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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돌보는 동반 - 안셀름 그륀 신부의 절망 해독서
안셀름 그륀 지음, 조한규 옮김 / 생활성서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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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과 함께 우십시오. (로마서 12:15)

오래전 선물로 받았던 북마크에는 Footprints (발자국)라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걷고 있던 한 사람이 지나온 나날 중 발자국이 한 쌍이었던 구간이 있음을 보고 예수님께 왜 그 시기에, 마침 가장 힘들었던 그 시기에 예수님은 어디에 계셨는지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의 사랑하는 아이야, 그때, 너의 그 어려운 때에 남겨진 발자국은 내 것이다. 내가 너를 업고 있었다.’라고 하십니다. 마태오복음의 마지막 구절 (28:20)에는 주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말씀이 적혀 있습니다.

주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분께서 나와 함께하신다'라고 확실하게 느낀다는 것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니, 우리는 조용히 멈춰서 그분의 임재를 느끼는 것에, 느껴보려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긴 한 것일까요?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겐 가야 할 곳이, 만나야 할 사람이, 해야 할 것들이 그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어떤 형태로든 ‘고통’이 우리의 영적 성장에 필수적인가 봅니다. 하느님께서 메가폰을 드시기 전까지 우리는 세상 소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정신없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채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고통을 불러오는 위기의 순간은 우리에게 불쑥 찾아옵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이렇게 위기의 순간을 맞은 많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신 경험들을 토대로 <마음 돌보는 동반>을 쓰셨습니다. 일상이 파괴되고, 마음의 평화가 사라지고, 삶이 방향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 절망을 우리는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 것일까요? 신부님의 ‘절망 해독서'는 우리가 해결의 실마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그 힌트는 우리가 슬퍼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마태복음 5장에 나오는 산상수훈 (Beatitudes)에서 말하듯이 우리는 슬퍼하는 가운데 우리가 받은 ‘복'을 깨닫게 됩니다. 잃어버린 것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든, 직장이든, 건강이나 젊음이든 그것은 부재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삶의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합니다. 그륀 신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삶의 위기는 우리로 하여금 ‘더 의식적이고 더 주목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륀 신부님은 ‘슬픔'을 느끼며 대면하라고 하십니다. 슬픔은 자기 자신과 더 깊이 만날 수 있도록 영혼의 고요 속으로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거기서 바쁜 삶 속에서 우리가 추구했던 것들, 이루었던 것들, 상실을 아파하는 바로 그것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됩니다. 우리는 비록 잃었지만, 그것이 우리의 전부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사랑과 평화 속에, “하느님의 너른 손안에 있음" (64쪽)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침묵 가운데 영혼의 그 깊은 곳에서 하느님께서 지으신 유일무이한 존재로서의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자신'을 이해하는 것으로 남들에게서 이해받지 못한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일치할 때 행복해집니다.” (103쪽)  이렇게 자신과 교류하고 이해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또한 하느님의 용서와 무조건적 사랑을 체험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찾은 나의 모습으로 더 진실하게, 더 당당하게,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마음 돌보는 동반>을 읽는 내내 저는 여러 번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겨야 했습니다. 제가 겪은 위기들을 돌이켜 보고 슬픔과 대면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륀 신부님께서 제안하였듯이 ‘실패의 상징이자 실패 극복의 상징'이기도 한 십자가를 자주 바라보며 예수님께서 저를 안아주시는 상상을 해 보려고 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저의 모습을 찾고 일치를 이루어야겠습니다. 

<마음 돌보는 동반>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나가야 하는, 위기의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돌보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사목활동에 참여하시는 신부님들, 수녀님들, 교회에서, 삶 속에서 이웃을 돌보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언제나 함께하신다는 것을 우리의 ‘동반'을 통해 선포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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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성경 인물과 함께 떠나는 치유 여정
김영선 지음 / 생활성서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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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십년 전쯤 일까요, 한 건강식품 광고에서 그 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사장이 “이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네” 라며 유머있게 말을 해서 잠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성경통독을 주변에 권할 때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좋음'이라는 그 사장님의 말이 자주 떠 오르곤 합니다. 


여러 번 반복된 실패 끝에 저는 2019년 드디어 성경통독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통독표에 따라 매일 구약과 신약을 동시에 조금씩 읽다 보니 1년만에 성경을 다 읽게 되더군요. 제 신앙생활은 이 ‘통독이전'과 ‘통독이후'로 나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저는 통독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피조물이구나' 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바로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 사랑이야기' 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구약에서 하느님은 이스라엘과 직접 또는 예언자들을 통해 소통하시기 때문에 더욱 생생하게 하느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이라는 방대한 내용의 책을 한 줄 한 줄 모두 읽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대와 문화적 거리감 때문에 구약내용은 어렵게 느껴지고, 특히 그 첫 부분인 모세오경중 레위기에 이르면 벌써 우리는 왠만한 의지력으로 돌파하기 힘든 구간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통독은 나름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저는 성경통독을 하기 전에 워밍업으로 김영선 수녀님의 <지혜시리즈> - <마음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와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 그리고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 를 읽을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 책들을 읽고 나면 통독에 대한 부담감보다 ‘수녀님 책에 없는 또 다른 어떤 이야기가 구약성경에 나올까'하는 흥미와 호기심으로 가득해 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수녀님께서 오랜 신학연구와 영성생활을 통해 얻으신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음'이 이 세 권에 실린 모든 에세이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마치 선물과도 같은 이 책이 제게도 많은 깨달음과 기쁨을 줍니다. 


수많은 좋은 구절중 요즘의 제게 특히 와 닿는 구절은 남왕국 유다의 아마츠야 임금의 이야기가 나오는 글에서 “하느님의 시선 아래 머무십시오" (60쪽) 라는 문장입니다. 


저는 성경통독을 하는 과정에서 마치 눈 먼 자가 눈을 뜨는 경험과 같이 보지 못하던 것들, 특히 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보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 생각하면 ‘보기는' 했으돼 ‘제 시선'으로 본 듯합니다. 이제 ‘하느님의 시선'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수녀님의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의 ‘치장과 과시의 욕구'를 읽으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그 ‘하느님의 시선'으로 보아야하는 첫 대상이 저 자신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저는 살면서 나름의 성취를 이루었고 인정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늘 마음 속 깊은 어딘가에는 그러한 성취가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내 자신의 가치는 그런 성취와는 무관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그렇다면 세상의 인정이 아닌 그 무엇이 나를 가치있게 느끼게 해 줄 것인가에 대해 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지나간 삶을 돌아보며 제 “자신의 실상이 그 모습을 드러내도록 어둠 속에서 인내롭게 기다"리며 “자신의 참모습을 직면하는데 요구되는 고통"을 감수해 가고 있습니다. (276쪽) 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약하고, 불완전하며, 불안정한 나를 애써 감추거나 성장과 변화를 강요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 주시는 하느님 안에서 있는 그대로 있을 줄 아는 자유" (277쪽) 를 느껴가고 있습니다. 


‘내가 무엇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내가 있다.'라는 사실에 진정 감사"(277쪽) 하게 됩니다.  


저는 이스라엘입니다. 하느님과 씨름하며, 엉치를 걷어 차이는 바람에 비틀거리며 고통을 안고 살아가겠지만, 하느님과 계속 씨름하며, ‘함께,' 그 분이 주시는 평화를 안고 살아갈 것입니다. 


나를 지으신 창조주와 나의 ‘관계'가 바로 설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아니, 진정한 ‘나'로 태어나는 것이 아닐런지요. 


<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를 읽으며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가져다 줄 상상 그 이상의 “수확” (278쪽) 에 대한 ‘기대'가 ‘확신'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책을 만나다니 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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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 성경 인물과 함께 떠나는 치유 여정
김영선 지음 / 생활성서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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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어떻게 읽어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해 보셨나요? 아니 성경을 왜 읽어야하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성경말씀에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같은 분이었다”(요한복음 1장1절)고 하는데 무슨 뜻일까요?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다” (14절) 는 것은 또 무엇이며, ‘성경은 생명의 말씀이다,’ ‘말씀으로 살아간다'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일까요?


이런 질문을 해 보셨다면, 그리고 답이 궁금하시다면,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를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도대체 오래된 옛날 이야기, 문화도 역사도 생경한 중동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사람들에게 어떻게 의미있는 텍스트가 되는지, 내 삶에 직결되는 이슈를 다루는지, 내가 고려해봄직한 제안을 하는지,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가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마도 저자인 김영선 수녀님은 구약성서학자로서 성경 연구 속에서, 수도자로서 기도속에서, 말씀과 삶을 연결하려는 노력을 오랜 시간 부단히 경주해 왔을 것입니다. 그 열매가 7여년간 월간 생활성서의 에세이로 맺어졌고, 이렇게 단행본으로 모아져 우리 손에 주어졌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신이 인간의 몸으로,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공간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 신은 ‘예수'라는 이름의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이 ‘역사적’ 사건은, 구약이라는 방대한 텍스트의 조합을 통해, 그 의미의 전반이 드러납니다.  


구약은 하느님이 사랑하는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의 ‘구원'이라는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약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이 끊임없이 ‘인간'을 찾아 (인간이 하느님을 구하는 것이 아닌) 사랑을 하고자 하시는 가운데 인간이 이를 외면하고, 길을 벗어나 당신과의 약속을 잊고 어기다가, 다시 회개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또 다시 하느님을 잊고 우상을 섬기다가 사라져가는, 그 모든 과정을 기록하여 결국 왜 하느님이 당신의 아들 ‘예수'를 인간 세상에 보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맥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구약에 그려진 인간 사회는, 시대상이 다를 뿐 현재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인간 사회는 부조리하고 불의가 가득하며, 그안에서 인간은 불안해하고 죄를 범하기도하며 다양한 고통 속에 살아갑니다.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는 구약시대에 하느님의 사랑에 다양하게 반응한 인간들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제가 성경을 통독했을 때 좋아했던, 욥, 하바쿡, 그리고 코헬렛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욥을 통해 우리의 ‘앎'과 ‘믿음'의 경계가 어디인지, 하느님의, 삶의 신비가 무엇인지를;  하박쿡을 통해 고통스런 현실앞에서 우리가 ‘믿음'을 지키는 것이 ‘기도'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그리고 코헬렛이 말하듯, 앎, 믿음과 기도속에 우리는 하느님이 주신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지금, 여기서 만끽하며 어느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아주 오래전 멀리 중동의 한 민족에게 일어난 하느님과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위로와 용기를 주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통해 이웃과 자연과 함께 생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25편의 에세이를 통해 보여줍니다. 무더위에 달아낫던 입맛을 되찾아주는 묵은지 한 조각처럼 저자의 깊이있는 하느님 말씀 이해가 이 초가을에 제게 커다란 깨달음과 기쁨을 줍니다. 


아, 저자의 ‘25가지 지혜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성경 말씀이 내 삶에서 계속 살아 숨쉬도록 말이죠.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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