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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맛들이기 ㅣ 양승국 신부의 친절한 기도레슨 2
양승국 지음 / 생활성서사 / 2022년 4월
평점 :
오랜만에 연락이 온 한때의 '절친'과 통화할 때, 대화를 이어가기가 그렇게 쉽지않은 경험을 합니다. 정말이지 한때 '영혼의 단짝'이었건만, 매일 부딪히며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직장동료보다 더 할말이 떠오르지않아 뻘쭘할 수 있습니다. 기도가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기도' 좀 해보겠다고 맘먹고 눈을 감으면 ...… 아무 말도,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승국 신부님의 신간 [기도 맛들이기]는 이런 분들은 물론 오랜 영성생활로 기도는 몸에 배었지만 하느님의 부재를 느끼며 마음이 적막한 분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해드릴 수 있는 책입니다. 솔직히 영적 책읽기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될까 싶을정도 입니다. 양신부님께서는 우리가 겪을수 있는 기도생활에서의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당신의 "기도안에 살아보려고… 발버둥" 친 경험을 녹여 유쾌하면서도 적확하게 진단하시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십니다. 예수님을 비롯하여 교회의 스타이신 수많은 성인들의 귀한 영적 깨달음과 함께 잘 버무려 한 상 알차게 차려주신 어머니의 밥상같은 책입니다.
우선 1부 '기도란 무엇일까요'에서 신부님은 기도를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우리의 자세를 교정해 주십니다. 그리고 2부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에서는 우리가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기도 방법들을 소개해 주십니다. 더 나아가 전례를 포함한 신앙생활, 아니 우리 삶 전체를 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십니다. 미사가 얼마나 훌륭한 기도인지, 주기도문이 왜 최고의 기도인지, 성모송은 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성체조배, 성무일도, 십자가의 길, 등등 가톨릭 전통내 다양한 기도들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기도를 잘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습없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보다, BTS 의 그래미상보다 더 찬란한 주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 우리는 연습에 연습을 더하는 노력을 경주해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기도를 잘하는 것보다 '자주'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와 일대일의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십니다. ...나와 함께 앉아 있는 순간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십니다"(70쪽) 그러니, 어떤 형태의 기도가 되었건, 우리는 무조건 자주 주님을 뵈어야 합니다.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감사기도로,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쳤을 때는 투덜대기라도 하고, 문제의 해결방법을, 부족한 내 능력을 채워주시길 청하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좀 들어보고, 응답이 없으시면 뭘 놓친것인지도 여쭙고, 이렇게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성령님께서는 우리의 이해를 명료하게 해 주시며, 참고 인내할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 일이 없이 평온한 나날이 계속될 때는,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이웃들을 주신 주님께 찬미의 기도를 드려야겠지요. 기쁜 마음으로 자주, 자주, 어려워하지 말고 말이죠. 그렇게 우리는 기도에 '맛들이'게 될 것입니다.
기도의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고, 트라피스트 수도자이며 관상가로 유명한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Take time!” (시간을 내세요!)
주께서는 우리를 노예가 아닌 '친구'로 삼기 바라신다고 우리는 알고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꾼다면, 그 분의 친구가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자주 시도때도 없이, 대화를 시도해야할 것입니다. 친한 친구사이라면 서로 아무일이 없어도 안부 전화나 톡을 보내듯이 말이죠.
[기도 맛들이기]는 기도생활 업그레이드를 위한 우리의 필독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