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철의 입술이 떨려왔다. 그가 침을 한번 꿀꺽 넘겼다. 그는 빠르게 세월을 거꾸로 돌려보았다. 아들과 갔던 모든 곳은 자신과 아버지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공간들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와 오랜 기억이 담겨 있는 곳 들을 자식과 찾아다닌 것이다. 그는 아버지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보았다. 아버지의 인생이 자신과 닮아 있었다. 희생, 아픔, 행복, 웃음, 슬픔. 모든 감정이 아버지와 닮아 있었다.˝이리 살았구먼, 아버지도. 나처럼 이리 살아갔구먼.˝---치매라는 병의 초기 증상을 보이는 아버지와 정리해고를 당한 50대 아들의 기억에 관한 소설.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병에대해서 말하지 못하고아들이라는 명목으로 낳아주신 아버지에게 소흘한.생각해보면 아버지라는 사랑의울타리 안에 살아가면서도 그 사랑의울타리라는 것을 당연시 생각하여 고마움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특히 며칠전에 검사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여 환자복을 입고 계시던 아버지 모습을 보고 난 뒤라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더 먹먹함을 지울수가 없었다.내가 지금껏 누구 덕분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이 책을 본다면 아마 책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오늘은 왠지 안방에 주무시는 아버지 옆에서 잠을 자도록 해야겠다.이 작가가 쓴 책들은 영화화로 많이 되었는데 이 책도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이 좋은 책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