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 - 나를 여행으로 이끌었던 것들의 온기
이현숙 지음 / 팬덤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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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9번째책

여행하고 싶다면 젊었을 때가 좋다.
무엇을 하든 눈부실 테니.
여행하고 싶다면 나이 들었을 때가 좋다.
누구든 기꺼이 당신을 도와줄 테니까.
때와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신이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
나는 길 위에서 길을 잃었고
길 밖에서 길을 찾았어.

바로 내가 길이었거든.
-
인생에 겹치는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어.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순간이 낯선 시간이야.

내 이마에 내리는 햇빛도
저 벽에 쏟아지는 햇살도
어제의 것은 하나도 없어.
-
무심히 지나가는 풍경들
사라지는 모든 순간들
흩어지는 세상의 소리들
언젠가는 몹시 그리워지겠지

모든 것은 단 한 번뿐이니까.
-
누군가 너의 사진이 되었고
너는 나의 사진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무엇으로 살고 있다.
-
서점 문을 열자마자 책 냄새가 훅 얼굴을 덮쳤어.
코로 들어오는 냄새가 아니라 몸에 끼얹어지는 냄새였어.
나무의 몸통에서 책의 겨드랑이로
그리고 다시 나의 신경을 타고 온몸으로 전이되는 글의 채취.

비는 계속 쏟아졌어.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꼼짝없이 서점에 갇혀 버렸는데 그게 그렇게 좋더라.
비 오는 날 우산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낭만적인 핑계가 될 줄은.
가끔은 꼭 있어야 할 무엇이 없을 때가 더 좋기도 해.
-
시간은 그냥 저 혼자 흐르는 것인데
사람들은 거기다 속도의 개념까지 씌어 버렸다.
빨리 가 봐야 몇 걸음 앞인데도
서로 먼저 가려고 야단이다.

느린 것을 참지 못해
자동차와 비행기를 만들고
인터넷이라는 멍청한 신까지 만들었다.
기다림이 사라졌다.

그러면서 불평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오늘도 우리는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시간에 갇힌 자신을 보지 못한다.
-
당신은 나를 잘 모르지만
나는 당신의 평생을 보았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세상과 이별하는 날
나도 당신과 이별할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그림자입니다.
-
옷이 화려하다고
그림자까지 화려하지는 않아.

옷이 초라하다고
그림자까지 초라하지 않은 것처럼.
-
‘사ㅡ랑‘이라고 소리 내 말해 봅니다.
입이 활짝 열렸다가 혀끝이 둥글게 말려 입천장에 닿습니다.
입을 다물고는 사랑을 말할 수 없습니다.
혀가 뻣뻣해서는 사랑을 부를 수 없습니다.
닿지 않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랑은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랑은
열리고
둥글어지고
닿아야 하는 일입니다.

당신은 사랑을 어떻게 부르시나요?
-
-
-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시집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성적인 표현이 참 많은 책인듯.

글 옆에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 있고 작가는 이 순간을 찍으면서 이렇게 느꼈다고 생각을 하니 더 좋은듯.

#다음엔뭐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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