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 - 쉰다섯, 비로소 시작하는 진짜 내 인생
서정희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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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7번째책

새로 이사 간 신도시의 집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도 글쓰기였다. 기억하고 싶은 책의 한 구절을 기록하고, 묵상 내용을 적고, 때로는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두서없이 써 내려갔다. 메모의 기적을 믿는 나는 언젠가는 내 삶의 양식이 될 거라 생각하며 머릿속에 들어온 많은 것들을 적어놓곤 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이 책의 시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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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다그치고 설명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좋은 것을 먹어도, 좋은 곳에 살아도 내 마음이 불편하면 사랑이 아니다. 웃고 있는 모습이 행복한 것 같아도 마음속으로 우는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도 나무처럼 물을 줘야 하는데 나에게 물을 주는 사람이 없는 건 사랑이 아니다.
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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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이틀 글을 쓰다가 깨달았다.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더이상 서정희는 서정희가 아니었다. 나를 부정하는 건 이름을 빼앗긴 것보다 더 잔인한 일이었다. 절대로 내가 아닌 나로는 행복해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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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이렇게 살았는데 괜희 의식적으로 털털하고 허술한 척 행동하는 게 오히려 나에게는 가식이고 포장이다. 개인의 차이이고 각자의 취향일 뿐이다. 누군가는 개량한복을 입으면 편하다지만 나는 도시적으로 세련되게 꾸며야 편안하다. 왜 개량한복을 입은 사람은 소탈하고 솔직하다고 여기고, 나 같은 사람은 가식적이라고 손가락질받아야 하는가.
앞으로는 ‘나답게‘ 살 예정이다. 내 자아가 원하는 대로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가꾸고 주변도 예쁘게 꾸미면서 당당하게 살 것이다. 그게 내가 편안해지는 길이다. 내 인생에 나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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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상과 화해를 시작한 나는 나 자신과도 화해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다시 찾아내 바라보고 칭찬해주기로 했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오래전부터 내 마음속에 담았던 것들이었다. 음악, 그림, 글, 영상을 포함한 온갖 예술, 다양한 디자인으로 생활에 영감을 줬던 것. 그것들과 함께 다시 세상에 한 발짝 다가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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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뼈저리게 깨달았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걸. 그 대가를 지불해야만 다시 내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걸. 그러나 교훈을 얻었다고 나를 다독이기에는 그 책임이 너무나 무거웠다. 무거운 돌을 지고 깊숙한 물밑으로 끝없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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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서정희라는 사람을 잘 몰랐고 인터넷뉴스를 통해 그 사건을 접했을때도 크게 머릿속에 남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서정희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새로 시작하려는 그녀의 삶이 앞으로 더욱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다음엔뭐읽지

이 책을 선물해준 권땡땡 대리님에게도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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