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 것도 없는데 또, 봄을 받았다
정헌재(페리테일) 지음 / 예담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월7번째책

시간으로 잊혀지든
사람으로 잊혀지든
무엇으로 잊혀지든
잊혀지겠지.

어차피 그럴 거 많이 웃고 많이 울어라.
금방 한 달이 지나고 금방 일 년이 지나고
어느새
기억하려 해도
기억나지 않는
그럴 때가 올 테니,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너무 희미하고
뿌옇게 떠올라
잠시 슬퍼지는 때가 올 테니.

지금 많이 웃고
지금 많이 울어라.
잊혀질 테니.
-
어쩔 수 없는 이별은 슬픈 일이지만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자연스럽고 그래서 공기가 차가워지고 따뜻한 것을 찾는 것도 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나 영원을 꿈꾸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에는 기한이 있다.
사람도 물건도 장소도 생각도
어느 날 그 시간을 다하면,
어떤 일과 만나면,
내 주변의 혹은 내 안의 어떤 화학작용에 의해
헤어지게 된다는 것.

우리는 언젠가 모두와 헤어진다.
그러니 헤어지기 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만나는 모든 것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
그래야 덜 후회하고 덜 슬퍼진다.
-
조용히
내 풍경을 바꾸고
조용히
내 마음을 바꾸는 일.

요즘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
내가 언제 가장 행복한가
내가 누구와 가장 행복한가
내가 어디서 가장 행복한가
바로 그것.
-
하루.
때로는 너무 길고 너무 고단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힘들고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힘들다. 하지만 그 고단한 ‘하루‘ 중에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숨어 있다.
-
하루는 24번의 조각이 되고 그 조각들은 또 1,440번 조각난다.
그 조각들은 또 작은 조각들로 더 작은 조각들로 계속 내려온다.
나는 조각들을 줍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고 모으기도 하고 그냥 날려버리기도 한다.그 수많은 조각들 중에 단 한 개도 반짝이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오늘의 조각 중 하나만,
딱 하나만 손에 쥐어도,
마음에 담아도,
눈에 새겨도,
그냥 보통의 하루가 괜찮은 보통의 하루가 된다.
-
셔터를 누를 수 있으면 지금이다.
찍어놓을 수 있으면 지금이야.
나에게 전해진 모든 것들을 박제해놓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야.
-
억지로 지운 기억은 탈이 난다.
억지로 지운 것들은 살아날 때마다 다시 나를 괴롭힌다.

그러니 놔둬라.

어차피 시간이 지워주고, 사람이 지워주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조금씩 지워간다.
-
그러니까
다시 봄이 온다.
조용히 기다리면 다시 봄이 온다.

시끄럽고 요란하게,
내 안에서 소란을 피우던 것들이
잠잠해지면
다시 봄이고 초록이다.

내가 봄을 향해 걸어간 것인지
봄이 나에게 걸어온 것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저 봄을 그렸고
그 봄이 와서
내 안이 조용해졌다는 것.
그 안이 뭉클해졌고
나는 다시 살아갈 힘이 생겼다는 것.

다시,
봄이다.
-
-
-
오랜만에 읽는 에세이.

요즘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의 변화가 많은 요즘인데 이럴 때 읽는 에세이는 더 몰입이 되고 좋은것 같다.

이 책은 글, 그림으로 동시에 위로를 해주는 책이랄까.

지금은 여름이니 또 봄이 올때까지 나는 어떻게 보낼수 있을까.

기다려봐야겠다.

또 나의 봄을.

#다음엔뭐읽지🤓

아, 그리고 이 책을 선물해주신 이땡땡 대리님에게도 감사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