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6월2번째책

동정과 공감은 우리 마음속에서 전혀 다른 맥락의 생성 과정을 거친다.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는 감정이 마음속에 흐르는 것이 공감이라면, 남의 딱한 처지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연민이 마음 한구석에 고이면 동정이라는 웅덩이가 된다.
웅덩이는 흐르지 않고 정체돼 있으며 깊지 않다. 동정도 매한가지다. 누군가를 가엽게 여기는 감정에는 자칫 본인의 형편이 상대방보다 낫다는 얄팍한 판단이 스며들 수 있다. 그럴 경우 동정은 상대의 아픔을 달래기는커녕 곪을 대로 곪은 상처에 소금은 끼얹는 것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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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밥 한번 먹자˝는 말을 하며 전화를 끊은 상대가 있다면 당장 전화기를 들어 다시 약속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혹시 아는가. 얼굴을 마주하고 반찬을 권하는 순간 세상살이에 지친 고단함이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지고, 식사 자리가 단순히 끼니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 될지도 몰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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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슴으로 번져와 또렷하게 새겨지는 말은 쉽게 잊히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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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라는 ‘비언어 대화‘의 힘은 세다. 침묵은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함축하고 있으며, 종종 사람들에게 백 마디 말보다 더 무겁고 깊게 받아들여진다.
침묵은 무엇보다 말실수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말은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걸 아무 생각없이 대화라는 식탁 위에 올려놓다 보면 꼭 사달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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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오묘하다. 말은 자석과 같다. 말 속에 어떤 기운을 담느냐에 따라 그 말에 온갖 것이 달라붙는다.
스스로 토해낸 말이 미치는 자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말이 무조건 현실이 될 리 만무하지만, 말이 현실과 공명하는 경우는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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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단점만을 발견하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내면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방증 하는 것인지 모른다. 슬픈 일이다. 남을 칭찬할 줄 모르면서 칭찬만 받으려 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면서 존중만 받으려 하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사랑만 받으려 하는 건,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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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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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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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온도와 무게가 달라진다는 이치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내팽개쳐두는 것도 곤란하다. 마음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생각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순간, 표현의 미숙함으로 진심을 전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억우란 일도 없을 테니까.
물론 진심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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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적인 얘기로 이기주 작가님과 문자를 주고 받다가 작가님께서 이 책은 천천히 깊게 읽어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용이 좋아서 단숨에 읽었고, 두번째는 천천히 글자에 집중을 하고 단어를 생각하며 뜻을 헤아리며 읽었다.

나는 말을 좀 생각없이 하는 편이다.
가끔 뇌를 거치지 않고 성대를 통해 내뱉어진 나의 말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온 나라 쉽게 변하지는 않을 테지만 내 말이 곧 나의 품성이라는 책의 말대로 오늘부터 조금씩 조금씩 변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다음엔뭐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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