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청민 지음 / 첫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당연한 사랑이란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내가 당신으로부터 와서, 그저 당신이 나를 낳은 엄마라서. 그 이유만으로 사랑은 당연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언제나 나에게는 철없게만 보이던 요한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해졌다. 사랑의 임계점은 어디 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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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랑의 표현은 다듬어진 문장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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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쩌면, 숙취 가득한 하루를 무사히 떠나보내는 일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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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희한하다. 이미 다 지나가버린 일인데, 곱씹을수록 커져서 추억이란 이름으로 뒤바뀐다. 그리고 추억은 더해질수록 점점 더 진하게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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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과 누군가에게 실망할까봐 두려운 마음의 괴리는 외로움을 낳았고, 그 외로움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만남들에 대한 그리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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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의 바다였던 이곳이 내게도 조금은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다면, 이 바다를 여행한 것을 사람을 여행한 것이라 여겨도 될까. 그 애를 여행한 하루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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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엄마는 나의 영웅이었다. 세상에는, 하늘을 가르는 슈퍼맨이 있었고 악당으로부터 도시를 구원하는 배트맨도 있었다. 거미줄을 타고 시민을 구하는 스파이더맨도 있는가 하면, 아름다우면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원더우먼도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나에게는 엄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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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신의 한계를 느낄 시간이 있었을까. 아니, 한계를 느낄 때 받아주는 사람은 있었을까. 지독한 가난 속에서 가족을 지켜내야 했던 어린 엄마의 한계는, 어린 딸 앞에 드러나선 안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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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슈퍼맨은, 나의 영웅은, 그냥 사람이었다. 나처럼 단점이 있고 한계가 있는 지극히 보통인 사람. 그런 사람이 내 엄마라는 이유로 엄마다워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자신의 한계를 얼마나 뛰어넘어야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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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평범하고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그들이 결국 영웅이라 불리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가진 한계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겨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나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와 맞서는 엄마 역시 영웅일 것이다. 엄마는 절대 나를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엄마에게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여전히, 아니 영원히 엄마는 나의 슈퍼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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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의 완전을 잘 믿지 않는다. 대신 내가 믿는 것은 사랑하지만 밉고, 질투하면서도 좋은, 그런 조각조각의 감정들이 섞인 마음이다. 작은 천 조각을 더하고 덧댄 것 같은. 조각이란 말은 꼭 그런 사람의 마음과 닮은 것 같아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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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오는 걸 책에서 얘기해주신다.

가족,친구,연인 등.

어찌보면 가장 흔한 사랑이란 단어가 가장 많은 표현과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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