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Voice - 스탠딩에그 포토 에세이
에그 2호 글.사진 / 한겨레출판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말소리야말로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라는 생각에, 아무런 소리를 내지 못하고 혼자 걷는 나는 춥고, 배고파졌다. 외로워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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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좋아하던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무덤덤해지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나 스스로를 위해 ‘작전 타임‘을 부르고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신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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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얼굴을 붉히다 시커먼 공간 안으로 다시 그 책을 밀어 넣었다.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책을 쉽게 떠나보내는 일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으니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읽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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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 일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그것을 직업으로 삼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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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 기분 좋은 것들‘
대체로 이런 것들이 세상을 로맨틱하게 만든다.
음악이 그렇고,
꽃도 그렇다.
거창하진 않지만 특별한 것들,
실용적이진 않지만 재밌는 것들,
비논리적이지만 가슴에 와 닿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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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
서로가 꼬리를 물고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것.
그래서 결국은 모두 같은 편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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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나에게도 점점 소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과 같이 해보고 싶은 것들이 늘어난다. 이 세상이 멸망한다는 것은 이들이, 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모두 사라져버린다는 뜻이다. 어느 별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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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즐거움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한다는 건 서로에게 한층 더 가까워지는 일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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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음악을 위해 안정적인 미래를 포기해야만 했듯이 누군가는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음악을 포기했을 뿐이었다. 누군가는 직장을 위해 여행을 포기하고, 누군가는 여행을 위해 직장을 포기한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을 위해 가문을 포기했다. 심지어 누군가는 명예를 목숨과 맞바꾸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나 평생 동안 이런 식으로 자신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선택하고 어쩔 수 없이 나머지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힘겹게 포기해가며 산다. 수많은 선택의 토너먼트에서 마지막까지 남겨진 것들은 각자에게 더욱 크고 소중한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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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대단한 일‘이라는 건 따로 있는 게
아닌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마음속으로 간절히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는 일,
그것이야말로 대단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스스로를 뿌듯하게 여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대단히‘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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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기도 전에 미소라든지 말투, 아니면 옷차림같이 아주 작은 부분만으로도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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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는 잃는 법이 없다.
무언가를 보지 못한다면 그 대신 다를 무언가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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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휴식은 어쩌면 풀어지고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주 내내 치열하게 사느라 챙기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다시 근사하게 정비하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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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마음에 남아 페이지 귀퉁이를 살짝 접어둔 것을 영어로는 dog-eared라고 한다. 책장이 접힌 모양을 ‘강아지의 귀‘라고 표현하다니! 이럴 때마다 나는 영어식 위트에 감탄하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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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감각적인 인테리어나 독특한 사물이 아니라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의 특별함‘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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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분명 갖고 있는 힘과 열정은 약해질지 몰라도, 내가 가진 힘과 열정을 다할 수는 있다. 전력을 쏟고 싶고 새로운 꿈을 찾고, 그 꿈을 향해 내가 가진 힘을 다해 달려가는 것. 나는 그것이 바로 젊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제보다 더 뜨겁고 치열하게 살기로 했다. 자신을 두근거리에 만드는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한 우리는 영원히 젊다.

바로 이런 마음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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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에그 노래중에 뚝뚝뚝 이라는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계속 들으면서 책을 읽는데 뭔지 모를 서글픔과 이 노래를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만들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와 좋은 책 만들어주시길.

아, 좋은 책 읽을 수 있게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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