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
이영광 지음 / 이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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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이래도 되겠지
생각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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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게 하는 건 어쩌면 온갖 찬란한
내일이 아니라 몇몇 희미한 옛날인지도 모른다.
아니, 고개 숙여 발등을 더듬는 바로 지금 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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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겪는 그 행복은,
이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사랑만큼 사람을 방심하게 만드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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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건 없다.
언제나 여기 있었던 것들의 엄습과 산다.
잊을 수 없는 얼굴은,
아무리 떠올려도 다 떠오르지 않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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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데를 모르고 갈 곳도 모른다. 집을
사람을 숱한 길을, 가족을 친구를 적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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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등에 업고는 어디든 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을 가슴에 안고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 가슴은 내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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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지 않은 일의 뒤끝에 불안 불안해하
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익숙한 일을 정작 얼마나 알고 있나? 익숙한 일이야말로 가장 못 하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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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길을 잃었지만 사실은 나를 잃은 것
이었을 뿐 길이 나를 잃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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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밤,
너무 먼 잠,
어쩌다 맨 정신으로 누운 술꾼은
너무하고 너무하고 너무한 시간에 싸여
뒤척이다가

아- 하고 기억해낸다.
제가 왜 술꾼이 되었던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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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끝까지 미워해본 적이 없다.
끝에 가선, 포기하게 된다.
미워하는 내가 괴로워서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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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싫지 않은 것‘은 참아야 하고, ‘좋지 않은것‘
은 참을 수 없다. 좋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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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이 남아 있을 때, 나는 이해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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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잊었다. 그 사실을 평생 잊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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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오직 인간
임을 두려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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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내가 제일 싫어했던 말은 ˝인간이
돼라˝ 는 말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
기 때문이다. 인간이 왜 또 인간이 돼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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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가벼울 것 같은 느낌인데 읽다보면
가볍지가 않은데 또 가볍다.
아, 새벽에 읽기에 너무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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