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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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미 가진 무언가보단 내가 아직 가
지지 못한 무언가를 더 중요하다, 혹은 더
갖고 싶다, 한없이 내가 아닌 타인만을 부
러워하는 우리. 우린 도대체, 왜 그런 걸까
.
나는 어쩌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죽을 만
큼 노력해서라도 갖고야 말겠다는 간절함
을 품어본 적도 표현해본 적도 없는 거 아
닐까.
.
내가 과연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계속 그 꿈을 지켜갈 수 있을까.
나에겐 처음부터, 재능 따윈 없었던 거 아
닐까. 그런 생각들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낸 많은 시간들.
.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아무리 많은 영화
를 보고 아무리 많은 것을 이미 겪었고 이
뤘다 생각해도 나는 그것들을 다 읽고, 다
보고, 다 겪고 이룬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자유로운 걸까, 외로운 걸까?
.
욕심이 생길수록 잘하고 싶단 마음이 커질
수록 우리는 꼭 실수를 하게 된다.
.
힘들다는 말. 사람을 참 지치게 한다.
.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는 것.
웬만한 일에는 아프지 않는 것.
그것은 내가 성숙해져서가 아니라 고통과
불행에 지나치게 익숙해졌기 때문은 아닐
까?
.
이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가
끔씩 그리워진다.
.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면, 어차피 할 수 없
다고 여겨지면, 그만 포기해버리고 말면
될 텐데. 사람 마음은 또 그렇게 쉽지 않아
서 우리는 늘 초조해한다.
.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이는 먹어가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제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살 것인지 초
초하고 불안하고 그래서 괴롭고.
.
불안이 손바닥 위에서 혀를 내밀어도 그래
어디 한번 내 멋대로 해볼 때까지 해보자
며 버틸 수 있는 것. 청춘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젊음, 즉 시간이니까.
.
웃기면 그냥 웃으면 되고 슬프면 그냥 슬
퍼하면 되고 좋으면 그냥 좋은 대로 즐기
면 되는 건데 그게 어려워서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흘리듯 놓쳐버린 거다.
그 많은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음악. 그
리고 좋은 사람들을.
.
허름한 포장마차.
늙어버린 친구들.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참 좋은가 보다.
.
남들 보기엔 별로인 내 여자 친구도 내
눈에만 예뻐 보이면 되는 거고
남들 보기엔 별 볼일 없는 일이라도 내
가 좋으면 되는 거고
남들 보기엔 정말 보잘 것 없는 나라 할지
라도 내 마음에 드는 나라면 되는 거 아닐
까?
.
.
.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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