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레시피 - 39 delicious stories & living recipes
황경신 지음, 스노우캣 그림 / 모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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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 라는 절박함. 무엇엔가 목숨을
걸 수 있다는 애절함은 사라졌다.
단 한번의 청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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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야, 싶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게 나다.
운명이 문을 열어주는 대로, 운명이 등을 떠미는 대로 살아가는 성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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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쓸쓸하고 외롭고 심심하고 배고프다.
뭔가 맵고 달고 짠 것을 원한다.
맵고 달고 짠 것은 라면 속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밤마다 라면을 끓인다.
.
늘 그렇다. 언젠가 한 번 화려했던 것들
은 우리를 서글프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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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의 삶이란 여태 그럭저럭이지만,
그것도 그럭저럭, 괜찮다.
.
이제 와 그리운 것은, 언제라도 ‘바다를 보
러가자‘라고 말할 수 있었던 위험한 생의
한가운데, 그 말 한마디로 당장 떠날 수
있었던 친구들, 두근거리는, 두려워하는,
눈물 어린 시간들이다. 억제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덜 익은 욕망들이다.
.
그 심정, 안다. 지상 최고의 뭔가를 맛 본
다는 것. 그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니까.
.
힘들고 지친 내가 나 자신을 포기했을 때,
나의 세계가 온통 캄캄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을 때, 보이지 않고 쉬지 않는 그들의
사랑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들이 베푼
한없는 사랑을 나는 간직하지도 못한 채
흘려보냈으나, 나는 콩나물처럼 자라났다.
나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
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에게도 종종
불합리하고 대체로 부조리하고 자주 답
닥한 세상에 대한, 설명할 수 없는 분노
와 억울함이 있다. 그러니 더 이상 그런
것들 때문에 울지 않는다.
.
내가 알 수 있는 일들, 이해할 수 있는 것
들은 어쩐지 점점 많아지는 듯하지만, 알
수 없는 것들로 인해 가끔 세상은 아름다
워진다. 그러므로 당신이 모르는 나에 대
해, 내가 모르는 당신에 대해, 우리 서로
많은 것을 묻지 말기를.
.
열심히 하라고, 최선을 다하라고, 힘을 내
라고, 그런 이야기들이 지겨워질 때가 있다
그렇게 되려고 그렇게 되고, 되지 않으려
고 되지 않는 일들도 세상에는 있다. 나의
노력 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그럴때는
차라리 온몸의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게 낫다.
.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니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대부분이 일들이 그러하
듯,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순간부
터 제대로 된 답을 조금씩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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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게 좋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그 결과가 주는 기쁨이 순식간
에 사라져버릴 때, 제법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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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나서 #밤열한시 보다 힘을 빼고
가볍게 읽으면서도, 위로 받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 책. 비록 그 책들 만큼
히트는 못 쳤지만 그래도 황경신 저자의
팬이라면 한 번 씩은 꼭 읽어보시길😮

모닝독서를 끝냈으니 출근해야 겠어요.
인친분들의 주말이 빨리 끝나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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