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8 : 버리다 나는 오늘도 8
미셸 퓌에슈 지음,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시작되는 첫 순간부터, 그리고 그 후로도
매 순간 관계를 돌보기 위해서는 관계의
어떤 부분도 정말로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쓰레기통이라는 검은 구멍들이 없다면 이
소비 사회는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그
안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으로 금방 뒤
덮여버릴 테니까.
.
그런데 우리는 자연의 순환 고리를 지배
하지 못한다. 우리가 버린 것은 이런저런
방법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속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다소 해로운 결과와
함께 말이다.
.
물은 수증기로 증발해 구름이 되고, 비의
형태로 내려와 동물의 목을 축여주고,
동물은 소변으로 식물의 발치를 적셔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순환 고리가 완전히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동일한 원자가 동일한
생명체로 돌아온다. 이렇게 생명의 순환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
사람은 물건처럼 버릴 수 없는 것이다.
.
다른 사람을 만나고 전에 사귀던 사람을
버리는 데 뛰어난 재능이 있는 사람 일지
라도 계속 애인을 바꾸는 것은 관계의
목적으로 두진 않을 것이다.
.
일단 어떤 관계에서라도 상대에 대해
거리를 두고 멀어지거나 관계를 끊을 권
리가 우리에게 있다는 점부터 짚어두자.
.
버린다는 것은 나로부터 멀리한다는
것이며, 멀리한다는 것, 그러니까
나와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을 결정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 하는 수단이
된다.
.
나를 반대하는 사람을 치워버리는 일은
물건을 버리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다.
.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단지 그 관계로 인한 혜택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만이 아니라 그 관계를 돌보며
지속될 수 있게 하고, 관계를 상하게 할
일은 피하며, 필요한 부분은 수리한다는
점이다.
관계의 어떤 부분도 정말로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런 결과나 흔적도 남기지 않고 무로
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없다.
.
시간과 순환 고리를 더욱 의식할수록,
그것들을 더욱 잘 책임질 수 있다고 느낄
수록, 즉 자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세상 안에
자리잡을수록, 세상 안에서 더욱 편안한
느낌이 들 것이다.
.
.
선물 받았던 시리즈는 다 읽었기에,
나머지 도서 중 오늘 2권을 구매.
퇴근 길 대중교통선에서 다 읽어버린 책,
처음에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만 다룰 줄
알았는데, 철학 책 답게 이것저것 여려
의미가 담겨있다. 철학쪽으로 입문 하고
싶은데 어려워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분들이 쉽고 느끼는 바가 많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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