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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닮은 너에게
오밤 이정현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이해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알고도 옆자리를 지켜줄 사람이면 된다.
상처를 이해 받으려다 상처를 받다 보면,
가지고 있던 기대마저 무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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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친절이 수단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 목적이 나라는 생각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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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없었던 관계에
기댈 곳이 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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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더 펼치려고 하지 않았다.
나만 덮으면 아직은 ‘우리‘ 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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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실망을 해야 어디까지 후련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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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그네를 걸었다.
한쪽은 너를 보고 싶은 마음에 걸고
한쪽은 너를 미워하는 마음에 걸면
그 균형이 꼭 맞았다.
밀어줄 사람은 한쪽 줄을 걸고서
지친다고 가버린 지가 한참인데
남은 사람은 밀어줄 사람도 없이
그 한참을 흔들리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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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억울한 건,
그렇게 힘들었으면서도
사랑을 해본 적이 있냐는 물음에
덜컥 네 생각이 먼저 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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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발린 말에 넘어갔던 이유는
그저 네 말이 예뻐서가 아니었어.
그동안 내가 너무 떫었거든.
그래서 속는 셈 치고 삼켜 본거지.
나도, 예쁜 사랑 한 번 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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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얼마만큼의 기대를 덜어내도
기대는 매번 실망을 데려왔다.
덜어내고, 덜어낸 기대였지만
실망을 함께 덜어지지 않았다.
덜어낼 대로 덜어낸
관계는 건조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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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은 어떤 내용일까. 한 장씩 읽어 가던 책이 있었어.
중간쯤이었던가, 어째선지 두 페이지가 맞붙어 있다.
억지로 떼어 보려니 찢어지려 해서 그만 넘기고 말았어.
찢어질까 애써 보지도 못하고 넘겨 버린 페이지,
내가 한 글자 겪어 보지 못한 네가 그런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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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다시 해가 뜨고,
너는 지고 뜨질 않는데
이 새벽에 끝이 있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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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자는 게 아니었어.
내가 마음 놓고 어려질 수 있는 곳이
네 앞 밖에 없어서, 그래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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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줄에 내 이름을 적었다.
다음 줄에 네 이름을 적었다.
웃음이 났다.
내 소개를 하라는데,
네 생각만 가득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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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해 보여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속이 다 문드러져 겉이 얇아질대로 얇아진 사람
옅은 온기에도 힘껏 울며 녹아버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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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드는 감정을 단지 흘러가게만 두지 마라.
우리는 가끔, 흘러간 생각과 감정들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돌아와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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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아껴 읽는다고 했는데, 벌써 마지막 장이라니 공감 가는 부분도 많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많은 책이었다.
역시 이런 분류의 에세이는 새벽에 읽어야 참 좋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