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것 행복할 것 - 루나파크 : 독립생활의 기록
홍인혜 지음 / 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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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낭만이라는 것은 찍어본 적 없는 한 장의 사진일지도 모른다. 특정 장면으로 구체화된 하나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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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만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다. 물론 곧 침대에 기어들어가, 알람을 맞추고 내일 맞이할 회사원의 영혼을 예비해야 하지만, 지금은 이 고요만을 누리고 싶다. 이 시간이 독립생활의 조용한 클라이맥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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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말하건대 지금 당신의 이웃이 점잖고 상식적이라 아무 문제가 없다면, 이는 진실로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상엔 이상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도 모두 어딘가에 ‘살고 있다‘. 바로 누군가의 이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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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내 인생이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갔다면 이런 차이는 몰랐을 것이다. 집안일만 하며 바깥일은 마냥 자유롭고 보람찰 거라 동경했을 수도 있고, 사회생활만 하며 집안일은 쉽게 편하기만 할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홀로 삶을 꾸려보기 전까진 몰랐던 부분들, 이렇게 새로이 배워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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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 바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을 보며 저렇게 살아야지 자극을 받기도 하고, 나보다 게으른 사람을 보면서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지 다짐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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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모두에겐 외로움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오직 스스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자발적인 고독 타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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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삶에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기는 원래 혼자가 당연한 세계다. 우연하게도 잠시 누군가 머물다가 제자리로 돌아갔을 뿐이다. 함께일 때는 함께여서 좋았고, 떠나니 떠나서 좋은 나만의 완전한 세계. 외로움이란 감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세계에선 고독조차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안정적으로 외롭다. 타인의 구원은 글쎄, 지금으로선 딱히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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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건 자리 뒤엔 무엇이 남을까. 적어도 내 뒤편에 쓰레기만 일렬로 남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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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전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땐
그 지점만 넘기면 삶이 환골탈태할 것만 같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

아.. 환경만 좀 바뀌었지 나란놈은 그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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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개인의 취향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취향만큼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취향에 부합하는 뭔가를 찾아냈을 때의 만족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생각난 김에 ‘취향‘이 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긱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이라고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좀더 근사한 설명을 기대했는데 다소 시시한 문장이라 김이 빠졌지만 그래도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라는 말은 마음에 들었다. 취향은 마음의 방향인 것이다. 결코 단기간에 설정되지 않고 오랜 시절 차곡차곡 쌓여온 나만의 기준, 나만의 테이스트. 내 삶이 향할 곳을 알려주는 마음의 화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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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혼자서 할 수 있는 기술. 동행도 없고 패거리도 없는 외톨이임에도 무엇 하나 두렵지 않은 마음의 자세. 평소 타인에게 분산투자하던 에너지를 스스로에게 오롯이 투여하며 자신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 바로 그것이 혼자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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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앞으로 걸어가야 옳다. 지나온 길이 과거라면 가야 할 길은 미래다. 앞으로 걷는다는 건 미래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과거를 단호하게 뒤에다 두고 전진한다는 뜻이다. 설령 길을 헤맬지라도 이 자세만은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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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23살때 처음 자취라는것을 했을때가 떠올랐다. 물론 4개월만에 자취방에 내방하신 어머니가 냉장고에 가득찬 술병과 재떨이에 가득쌓인 담배꽁초를 보신후 강제소환 명령덕에 짐을 싸들고 집에 복귀해야 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요리실력이 부쩍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읽었더니 더 재밌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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