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2 (2017 플래너 세트) - 그리고 누군가가 미워진다, 177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2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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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뒤집어보니
하지 말아야 할 말이더라.
가기 싫은 길을 뒤집어보니
가야 할 길이더라.
소란한 꿈을 뒤집어보니
덧없는 욕심이더라.

잊을 수 없는 사람을 뒤집어보니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이더라.
너의 침묵을 뒤집어보니
이별이 선명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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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지는 것들은 언제나 단면들이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기 위해서는 단면들과 멀어져야만 한다. 그리하여 왜곡되는 진실, 덧붙여지는 오해, 마구잡이로 번져가는 불온한 상상력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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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솔직해지는 일.
어렵고 부끄럽고 가끔 무의미해지고 때로 후회하게 되는 일.
그래도 누군가 내게 그래줬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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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끝까지 가본 적이 없는 것은
모든 생각의 끝이 미리 끝으로 달려갔기 때문.
그런 방식에 담가지고 길들여진 나를
이제와 어쩌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당신이 어쩌지 않는다면
나 역시 어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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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지켜주고 싶다는 건
그 사람의 진심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것과
동일한 무게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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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의 차이란 같은 것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다.
그 차이가 인생의 우선순위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그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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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의 그 부분을 읽던 그때 그 순간, 내 심장이 어째서, 왜, 어이하여 반응을 했는지 궁금한데, 대답은 기실 막연하니,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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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감정이란 늘 불안하지.
마음을 들끓게 하거나
비틀리게 하거나 차갑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흔들리는 거니까.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미워하거나
가까이 가려 하거나 밀어내거나
간직하거나 지우거나
어떤 식으로든 변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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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나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나쁜 것들고 가득 찬 세상에서
생각보다 튼튼한 위로가 된다.
꽃잎 한 장처럼 여리지만
잠시 기대어도 괜찮을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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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별은 없을지 몰라도,
어떤 이별은 좋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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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끝나면 슬픔이 온다.
그러나 슬픔이 끝나도 기쁨은 오지 않는다.
그저 슬픔이 없는 상태가 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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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하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난해한 문장의 문제는 대체로 시간이 해결해준다. 천천히 들여다보고, 다시 들여다보고, 해석이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물러서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끄고, 산책을 하거나 잠을 청하면서 곱씹다 보면 어느 순간 아아, 그거였어, 떠오르게 된다.
사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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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이 사라지는 데는 수많은 경우와 방법이 있다. 그저 흔해져버림으로써 또는 너무 쉬워짐으로써 사라지는 것의 아무것도 아닌 쓸쓸함, 쓸쓸하지도 않은 쓸쓸함이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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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다는 것은 일종의 공감각이라서
다른 이들이 눈으로만 인지할 때 소리를 함께 듣는 것이고
다른 이들이 귀로만 들을 때 색채를 함께 보는 것.

혹은 침묵을 듣고,
행간을 읽고,
아직 행해지지 않은 것들은 미리 짐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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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너의 유일한 단점이야.
: 그렇다면 고치고 싶지 않은데?
: 왜?
: 단점이 하나는 있어야지.
: 좋네, 그럼 그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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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진심의 충고를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몰랐을때는,
그런 충고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까맣게 몰랐다.
거기에 비하면 그저 입을 다무는 것은
얼마나 쉽고 안전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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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고 읽는 황경신 작가님의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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