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 숨기고 싶지만 공감받고 싶은 상처투성이 마음 일기
설레다 글.그림 /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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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문제의 시작은 새끼손톱만큼 작고 사소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진작 손을 봤더라면 별일 아닌 듯 말끔히 지워졌을 그 일을 내일, 내일, 내일. 그리고 언젠가. 그렇게 품고 있다 보니 어느새 잔뜩 부풀어 몸집만 커져 머릿속을 한가득 채우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와 소용없는 일이지만 어쩌나, 어쩌나 하면서 또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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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담은 상자라 해도 열어보기 전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긴, 들여다보고 도통 알 수 없는 때가 더 많죠. 아는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 순간일 뿐 이내 흐려지고 맙니다. 내 마음이라고 다 알 수 있나요. 오히려 여기 모여 있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건지도 모릅니다. 어제 있었다고 오늘도 있는 게 아니고, 오늘 없다 해서 내일도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죠.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많이 가질 수도, 싫어하는 마음이라고 쉽게 없앨 수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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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은 인생의 시간을 대충 채우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 시간들 사이에서 `나`를 만나기 좋은 틈을 많이 갖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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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머릿속에선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너도 옳고 나도 옳고. 간혹 나도 틀리고 너도 틀리고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음을 이젠 좀 알 만도 한데.
여전히 내가 맞다, 네가 아니다 싸우고 있습니다.
나와 내가. 쓸데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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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은 내가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늘 함께합니다. 어딘가로 사라지거나 갑자기 쑥쑥 자라나지 않지요. 원래 있던 자리에서 처음 모습 그대로 항상 나를 기다립니다. 그가 변한 것 같다 오해한 적도 있지만, 이내 깨닫게 되겠죠.

늘 한결같은 그를 두고 내 마음만 이리저리 분주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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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일을 계획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어제는 이미 내 곁을 떠났고,
내일은 아직 내게 오지 않은 시간.
오늘만이 내가 무엇을 할지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시간들에 곁눈질하지 않고, 주어진 지금 이 시간을 잘 채워보려고요. 오늘도 이대로 흐르면 어제가 되어 그리워할 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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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데도 눈물이 나오는 내가 과연 괜찮을 걸까 생각합니다. 눈물이 나오면 울면 될 것을. 우는 일은 유난히 마음을 주저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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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나이 드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적어도 부끄럽게 나이 들지는 말자고 시간 앞에서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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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는 당신, 정말 솔직하고 멋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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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해서 미안해`라는 말 대신
`네가 있어 다행이야`라고 말해주세요.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맙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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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야`하며 첫 번째 거짓말을 합니다.
`뭐 괜찮겠지`하고 두 번째 거짓말을 합니다.
`별일 없을 거야`라며 세 번째 거짓말도 쉽게 하고요.
습관처럼 네 번째 거짓말을 하려는데
내가 나에게, 거짓말들이 나에게 번득 말을 겁니다.
`괜찮지 않으먄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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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말하면 될 것을
괜히 이 말 저 말 빙빙 돌려서 나만 더 힘들게 되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이 뭐 그리 어렵다고,
뭐 그리 부끄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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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나를 무리하게 몰아붙였습니다.
이제는 불필요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차라리 미움받는 편이 낫겠습니다.
미움은 그들로부터 빠져나와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열쇠가 되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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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할 수 있어. 힘내.˝
전혀 힘이 되지 않는 건조한 응원의 말들.
잘할 수 있다는 말보다 이제껏 잘해왔다고 말해주세요. 막연한 희망의 말 대신 잘 버텨왔으니 그만해도 괜찮다고, 힘내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막 울어버리면 된다고 말해주세요.
버티려고 애쓰다가 주저앉아버린 나 같은 사람이 당신 곁에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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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설레다 작가의 신간이 나와서 바로 구매는 하였지만 아껴 읽다보니 오래 걸렸어요. 글도 좋지만 이 책은 그림을 더 보게 된다고 해야되나.. 제가 쓴 글만 보고도 좋았다면 이 책을 구매하셔도 별 문제 없을것 같아요.
그림은 더 좋거든요 :) 월요일 아침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닝독서를 즐겻으니 이제 출근준비를 해야겠군요. 힘찬 한주의 시작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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