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서 유 문학과지성 시인선 488
오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머지」

골목이 좋아요
새벽이 좋아요

아무도 없어서

여기로 오게 대요
눈길이 가요
발길이 닿아요

등 떠밀지 않아도

정신 차리면 여기예요
나도 모르게 말하고 있어요
속삭이듯 웅얼거리듯
부르고 있어요

나머지가 보여요
작은 것이 작은 것을 끌어당겨요

나머지들이 모여요
더 큰 나머지가 돼요
외딴 덩어리가 돼요

골목이 분주해졌어요
새벽이 꽉 차게 됐어요

혼자인데 여럿인 몸으로
여럿이 있어도 혼자인 마음으로

기꺼이 나머지가 되는 일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 일
다음번에 할 말을 생각하는 일

어떤 말을 하려다가 망설여요
광장을 잊어버렸어요
아침을 놓쳐버렸어요

골목에 있어요
새벽에 있어요

아무도 없어요
내가 있어요
-
-
-
시집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또 출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