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
제나 모어 론 지음, 강도은 옮김 / 한권의책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철학자"

다섯 살 된 딸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엄마 사람은 죽어?"라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그래 사람은 죽어, 엄마도 죽고, 할머니도 죽고."라고 말해줬죠. 그랬더니 다시 되묻더라고요. "그럼 나도 죽어?" 그래서 다시 대답해줬습니다. "나중에 니가 어른이 되고 할머니가 되면 죽지." 그러자 딸래미가 "싫어. 난 죽는 거. 엄마도 죽지마."라고 말하고는 엉엉 울어버렸던 일이 있습니다. 내가 너무 솔직하게 말해줬나 싶기도 하고, 또 아이가 벌써 이런 심오한 생각을 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심오한 생각을 제가 잘 이끌어가고 있는지는 모르겠더군요. 결국 아이를 울리기도 했고요. 아이랑 철학적 사고를 나눈다는 게 가능한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또 책을 찾아봤죠. 그렇게 만난 책이 바로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입니다. 출간된지도 얼마 안되는 따끈따끈한 신간이었습니다. 이 책의 컨셉은 이렇습니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들과 철학적인 대화를 나눠 볼 수 있다는 거죠. 저자가 말하길 철학적 대하를 하면 아이 스스로 세상을 이해할 때 필요한 논증하는 능력과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은 아이가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좋은 점이 넘쳐납니다. 그럼 아이들이 철학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네. 물론 가능합니다. 아이들은 늘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데 그걸 부모들이 제대로 받아주지 못한다고 하는 군요. 반면 아이가 철학적인 생각을 할때 부모가 받아주고 함께 생각하면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지고 아이들의 생각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철학적 대화는 무엇이고 그림책을 읽다 어떻게 철학적 대화로 넘어가야 할까요? 철학적 대화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다행이도 책에서 친절하게 사례와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해줍니다.

(그림책을 제시하고 어떤식의 철학적 대화가 가능한지 설명해준다.)

(철학적 대화의 사례를 직접 보여주고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설명해준다.)

다만, 문제는 철학에 무지한 나에게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철학적 사고를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자세를 가지고 있는 데 전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죠. 철학적 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지만 '형이상학에 관한 대화', '인식론에 관한 대화', '윤리에 관한 대화', '미학에 관한 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점점 답답해졌습니다. 나 자체가 그런 것을 전혀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가 철학적인 이야기를 꺼냈을때 그것을 캐취하고 적절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주었을 때 철학적인 대화가 가능한데 철학에 젬병인 난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내용을 직접 적용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에서 소개 된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철학적 대화를 진행해야하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저자는 철학과를 나왔으니 아이가 철학적 질문을 할때 전혀 문제 없이 알아차릴 수 있었겠지만 평소 철학의 철자에도 관심없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결국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아~진짜 힘드네요. 부모 노릇하기가.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십분 이해가 되지만 이 책에서 배운 것을 생활에 적용하기에 전 아직 갈길이 머네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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