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귀신 실록 - 조선의 왕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궁궐의 귀신들
김용관 지음 / 돋을새김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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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귀신이 살았다. 도깨비도 있었고, 괴물들도 살았다. 그런 기록이 "조선왕조 귀신 실록"에 담겨 있다. 내가 기억하는 역사란 학창시절 책에서 배운 것이 다인지라 조선하면 그래도 찬란한 역사와 발전이 있었던 시기라고 기억했는데 이 책에 담긴 조선의 이미지는 흉흉하고 괴기하다. 일본의 에도시대가 절로 떠오른다. 일본 소설이나 드라마에 에도시대는 흉흉했고 요괴들이 출몰했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참 요망한 나라구나 싶은 생각을 했던적이 있더랬다. 그런데 조선도 비슷하다. 다만 조선은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숨겨두었을 뿐이다.

고려의 왕을 배신하고 조선을 세운 이성계, 동생을 죽이고 왕의 자리에 앉은 이방원. 그러고보면 조선은 핏물위에 세워진 잔인한 나라지 않은가. 그런 탓인지 억울한 영이 너무 많다. 게다가 터를 잘못 잡고 지어진 궁까지 업친데 덮친격으로 왕들을 괴롭힌다. 왕들은 편한 날이 없다. 아프거나 일찍 죽거나 미치거나.

아마 그 시대의 민심이 흉흉한 탓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덧붙여 져서 귀신이란 존재를 만들어 낸것일지도 모른다. 허나 죄를 지은 인간들인지라 귀신이란 존재를 무서워 한다. 왕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 궁 저 궁으로 수시로 거쳐를 옮겨야 했다. 부엉이 소리가 죽은 왕후의 억울함을 노래하는 것 같아서, 도깨비들의 출현은 자신을 탓하는 죽은이들의 복수같아서.

뭐, 귀신이 머리풀고 나와서 내 저주를 받아라, 내 원한을 풀어다오라는 기록은 아니다. 흉흉한 일이 벌어지자 그게 귀신 탓이라 믿은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이다. 부엉이 소리에도 두려움을 느꼈던 그들, 어쩌면 안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자 그걸 귀신의 탓으로 돌리려 했던 건지도 모른다.

밝고 찬란한 역사만 보다 어두컴컴한 이면을 보니 나름 새롭다. 역사도 알면 알수록 재미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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