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악어 이야기
레오폴드 쇼보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늙은 악어 이야기엔 레오폴드 쇼보의 단편 세편이 실려있다. <늙은 악어 이야기>, <톱상어와 망치상어>, <민달팽이 개와 천문학자>. 이 세편을 아들과 함께 나누었다니 참 철학적인 아빠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책이 재미있냐고 물어본다면 음 난 이렇게 대답하겠다. "무척 철학적인 책이다."라고...ㅡ.ㅡ;

<늙은 악어 이야기>

또 밤이 깊었다.

문어를 사랑하는 늙은 악어는 불길한 악어로 변했다.

늙은 악어는 문어를 먹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결국은 참다못해 먹고 말았다.

가여운 악어!

늙은 악어는 문어가 정말로 맛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다 먹자마자 쓴 눈물을 흘렸다. - p. 34

너무 늙어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조차 힘들었던 악어는 자신의 증손자를 잡아먹고 결국 악어무리에서 쫓겨난다. 그러다 흘러흘러 바닷가근처까지 가게되고 그곳에서 문어를 만난다. 문어는 악어에게 모든 것을 주며 사랑하지만 악어는 '먹고싶다'는 본능에 사로잡혀 문어를 잡아먹어 버린다. 늙은 악어에겐 오로지 먹고싶다는 본능만이 존재한다. 나이가 들어 늙을데로 늙었지만 그 본능, 그 욕구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해져 사랑하는 사람들도 더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유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사고의 폭이 더 좁아져 자신만의 잣대만을 가져다 평가하는 사람, 늙은 악어는 그런 노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톱상어와 망치상어>

이유는 없다. 그냥 즐기기위해 고래의 새끼의 배를 갈랐으며 그냥 재미있어서 배를 난파시켜 선원들을 죽였다. 톱상어와 망치상어에겐 쾌락만이 남아있다. 쾌락만을 추구하다 처절한 최후를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을 톱상어와 망치상어에게서 보았다.

<민달팽이 개와 천문학자>

셈을 잘하는 민달팽이 개와 망원경을 통해 별을 관찰하는 초콜릿색 삽살개, 맹인이지만 천문학자인 주인. 하지만 이들은 결국 자신들이 아는게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편해진다. 모순덩어리들에 허세에 가득차 있던 인물들이 그것들을 내려놓는 순간 행복을 찾게 되는 지극히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아주 짧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척이나 강했던 책 <늙은 악어 이야기>, 뭐랄까 재미있는 건 아닌데 또 읽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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