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치던 날 문지아이들 100
김려령 외 지음, 정문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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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치던 날>을 읽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아이들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천둥 치던 날>은 문지아이들 100호 기념 단편집으로 7명의 작가들이 쓴 일곱 편의 단편이 담겨있습니다.각각의 단편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그 중 특히 세 작품이 저를 참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배미주님이 쓰신 <천둥 치던 날>입니다.유나는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을 돌봐야하는 처지인지라 친구의 생일잔치에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 작은 원망이 유나의 꿈을 통해 드러납니다. 뿐만 아니라 네가 싫으면 내가 데려가도 돼?”라고 묻는 꿈속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갈등하고 불안해하는 유나의 내면 심리까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유나가 잠을 깨어 일어나보니 동생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꿈속 유나의 모습과 동생을 찾아 헤매는 유나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사건은 긴장감이 고조됩니다.다행이 유나는 집앞에서 동생을 찾았습니다.유나는 동생에게 말합니다.“괜찮아.마른천둥이야,비는 안 와.”왠지 동생이 아닌 자기자신에게 하는 말 같습니다.천둥은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유나를 향한 일종의 경고와 마찬가지입니다.“비는 안 와라는 말은 유나가 그 경고를 받아드리고 동생을 잘 보살피겠다는 다짐이고요.<천둥 치던 날>은 아이의 심리를 현실과 꿈을 넘나들며 재미있게 묘사한 작품입니다.특히 동생을 가진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기 좋은 책입니다.

두 번째 작품은 오채님의 <클릭! 뚱보 스킬>입니다.주인공 동민이는 참 귀엽습니다.소심한 아이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낸 용기는 참으로 가상합니다.그리고 마지막 동민이와 수빈이가 악수를 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은 참으로 훈훈합니다.또한 <클릭! 뚱보 스킬>은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과 원칙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려내고 있어 참으로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세 번째 작품은 이송현님의 <두근두근,장똥구>입니다.동구는 미술학원 막내 선생님을 좋아합니다.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자꾸 막내 선생님을 괴롭히게 됩니다.좋아하면서도 좋다고 말못하고 오히려 싫은 소리만 내뱉던 저의 모습과 동구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읽는 내내 마냥 흐뭇했습니다.이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 역시 내 이야기같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동구에게 흠뻑 빠져들겠지요.뭐 아이뿐이겠습니까? 어른이 되어서도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 역시 동구의 매력에 훅 빠져들겠지요.

7명의 작가의 작품들이다 보니 이야기 하나하나 소재와 주제도 다르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같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종합선물세트같이 느껴지는 책입니다.그리고 잊어버렸던 아이들의 마음에 조금 더 다가간 느낌입니다.책장을 덮고 나니 아이의 모습도, 그리고 아이를 대하는 내 모습도 조금 달라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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