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다락방 - 미술사학자와 요리역사학자가 재구성한 반 고흐의 삶
프레드 리먼.알렉산드라 리프 지음, 박대정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고흐의 전시회를 갔을때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고흐의 전시회를 가기전에 제가 알던 고흐작품이라고는 해바라기와 자화장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시회에서 본 작품들은 대부분이 생소하더라구요. 감자그림, 알지못하는 누군가의 초상화들, 수많은 습작들이 참 새롭게 다가왔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왔었던 작품은 우체부 룰랭의 초상화였습니다. 파란색과 화사한 배경이 절 사로잡았었지요.

  

좀 더 고흐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게으름탓에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처음 그에 관한 저서를 접해보았네요. [고흐의 다락방]은 좀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쓰여 있어요. 쓴 작가도 다르고요. 1부 <카페에서 피어난 예술>을 쓴 프레드 리넘 박사는 카페와 식당과 여인숙의 세계가 반 고흐의 인생과 창작에 끼친 여양력과 중요성을 탐구합니다. 그리고 2부 <화가를 위로한 음식>을 쓴 요리역사학자 알렉산드라 리프는 고흐가 살았던 오베르주 라부의 지역 특산물과 시대배경을 토대로 고흐가 먹었을 음식들을 재현해 내고 있습니다. 책은 전반적으로 반 고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오베르주 라부에 오기 전부터 그리고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고흐의 그림에서 카페나 여인숙 그림이 많았던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겠더라구요. 그는 특별한 구도나 소재를 찾아다닌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일상을 그림에 담고 있었습니다. 감자, 술같은 정물화들도 전부 자신의 일상에 한 부분을 담은 것들이라는 것을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고흐와 함께 했던 여러 화가들, 그래서 그들의 그림 소재도 중복되었던 점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고흐가 그린 초상화의 주인공에 대해서도 살짝 살짝 알게 되니 고흐가 어떤 기분으로 그들을 그렸을지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그가 살았던 곳을 배경으로 그의 그림과 그의 삶을 유추해나가는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그가 먹었을 요리들을 재현해놓은 2부역시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요리역사학이란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엿본 느낌입니다.

 

왠지 오베르주 라부에 앉아 고흐가 먹었을 음식들을 먹고 있으면 그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고흐가 좋아했다던 압생트를 한잔 꼭 마셔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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